민주당, 가짜뉴스 유포자 16명 고발하기도
‘간첩 방화설’ 언급 전한길 “반박 증거 제시하라”
전문가 “테러 가능성 작아…사소한 행동이 큰 불로”
최근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 울산 울주 등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을 둘러싼 음모론의 불길이 꺼지지 않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확산하는 ‘간첩 방화설’이 대표적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도 공개적으로 이를 부채질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30일 국회 브리핑에서 “극우세력이 국가적 재난을 틈타 황당한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북한·중국 개입설을 운운하며 사회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며 “‘안동이 이재명 고향이라 불났다’는 막말과 지역 혐오를 부추기는 원색적 발언까지 넘쳐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이재명 대표가 중국과 의도적으로 산불 방화를 저질렀다’는 내용의 가짜뉴스를 유포한 혐의로 16명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조계원 의원은 산불재난긴급대응 특별위원회 2차 회의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 당원, 이 대표가 중국과 의도해 방화한 것이라는 가짜뉴스를 조직적으로 살포한 자들에 대해서 고발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산불 발생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북한·중국 등 간첩이 방화를 했다는 음모론이 꾸준히 확산했다.
누리꾼 A씨는 “산불이 이렇게 빠른 시간 동안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적이 있었나”라며 “지금 누가 작정하고 전국에 불 지르는 중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B씨도 “지금 정치적으로 혼란한 상황에 북한이 지령을 내려 전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북한 간첩뿐만 아니라 중국인, 민주노총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이번 산불의 배후라고 앞다퉈 주장했다.
최근에는 ‘보수 스피커’로 활동 중인 전씨가 공개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을 부추겼다.
전씨는 28일 TV조선 유튜브 ‘류병수의 강펀치’에서 “우리나라에 간첩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또 불 지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있을 것 아닌가“라고 발언했다.

그는 “집이나 건물이 불타는 것과 달리 산이라서 워낙 넓은 지역에서 알 수 없는 곳에서 발화, 방화 되거나 불이 날 수 있지 않나”라며 “그런 생각 할 수 있다. 이거 뭐냐 혹시나 간첩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전씨는 또 “북한과 반국가 세력이 그럴 수 있다는 것에 반박 못 한다“며 “반박하는 사람은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전씨의 발언은 영상에서 편집됐다.
민주당 김병주 산불대응 특위 위원장은 29일 전씨 발언과 관련해 “제대로 된 근거 하나 대지도 못하면서 음모론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극우세력을 선동하기 위해 이렇게 음모론을 주장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보이는데 근거 없는 이런 음모론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재난 앞에 가짜뉴스라든가 정쟁이라든가 이런 음모론으로 더욱더 재난을 어렵게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문현철 전 한국산불학회장(호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은 이 같은 ‘간첩 방화설’ 가능성에 “테러, 방화 가능성은 작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테러학회 감사를 맡고 있는 문 전 회장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이 시기 건조하고 강풍이 많이 부는 기후는 전국 어디에서나 나타난다”면서 “이 시기엔 평소에는 문제가 안 될 만한 사소한 행동이 어마어마한 참사로 이어지게 된다”며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산불은 과거 산불 발생 사례와 비슷하고, 산불야기자도 대부분 밝혀졌다”며 “(음모론 같은) 상상을 할 시간에 왜 사람들이 산불 위험시기에 위험한 행동을 계속하는지, 행정기관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되짚어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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