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PG사, 결제 서비스 중지
정산금 지연 130억… 피해액 늘 듯
발란 “이번 주 경위 설명” 사과문
판매대금 정산 지연으로 논란을 빚은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의 결제 서비스가 전면 중단됐다. 현재 이곳 입점 업체들은 수백억 원의 판매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대로 발란이 폐업 수순을 밟을 경우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이틀 전인 28일부터 정상적인 상품 구매 및 결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모바일 앱에서 결제를 시도할 경우 ‘현재 모든 결제 수단 이용이 불가합니다’라는 안내문이 출력된다. 신용카드사와 전자결제대행(PG)사가 서비스를 중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발란의 결제서비스인 발란페이도 멈춘 상태다.

발란은 지난 24일부터 시스템 오류를 이유로 일부 입점업체에게 대금을 정산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발란 측은 “(이달) 28일까지 파트너사별 확정 정산 금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약속한 28일이 되자 최형록 대표 명의의 사과문만 내놓고 “이번 주 중 입점사를 직접 만나 경위와 계획을 설명하겠다”고 해명했다.
대금을 받지 못한 입점업체들은 ‘제2의 티메프 사태’가 될까 걱정하고 있다. 당시 티몬·위메프도 일시적인 시스템 문제라며 정산을 미루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기업회생에 들어가면 상거래채권인 판매대금 정산은 어려워진다.
발란 입점업체는 1300여곳으로 한 달 평균 거래금액은 300억원 수준이다. 현재 미정산 대금은 130억원으로 알려졌지만 피해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15년 설립된 발란은 코로나19 팬데믹 때 비대면 명품 쇼핑 수요가 늘면서 급부상한 스타트업이다. 한때 기업가치 3000억원까지 인정받으며 트렌비·머스트잇과 함께 온라인 명품 플랫폼 ‘3대장’으로 불렸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대면 쇼핑이 다시 대세가 되고 2022년 ‘가품 논란’까지 겪으면서 발란은 수년간 고객 이탈로 어려움을 겪었다. 스타트업 플랫폼 혁신의숲에 따르면 발란의 고유 방문자 수(MUV)는 2022년 4월 약 220만명에서 이듬해 4월 약 99만명으로 급감했다. 2020∼2023년 누적 영업손실액은 724억원으로, 2023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올해 들어 기업가치는 300억원대로 추락했고 MUV도 90만명 안팎에 그쳤다. 이에 발란은 플랫폼 수수료를 초과하는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으로 고객 유치에 나섰고, 이는 플랫폼의 총체적인 부실로 이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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