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로 없을시 진화시간 더 걸려
해외에 비해 국내 부족한 수준
당국·지자체 확대 필요성 강조
환경단체는 “산사태 위험” 반발
최근 울산·경북·경남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산불이 잇따라 인명·재산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진화장비와 인력이 산속으로 진입할 수 있는 ‘임도(차량용 산길)’를 확충하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는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임도 개설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들은 “임도 확대가 능사가 아니다”며 되레 산사태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일 산림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의 산림에 설치된 임도는 총 2만584.7㎞다. 산림당국이 꾸준히 임도를 확충해 온 결과 2013년과 비교해 임도 길이는 7453.5㎞ 증가했다. 그러나 해외 주요국에 비하면 국내 임도 밀도는 부족한 수준이다. 국내 산림면적 1㏊당 임도 길이를 나타내는 임도 밀도는 4.1m/㏊다. 반면 일본은 24.1m/㏊, 미국 9.5m/㏊, 독일 54.0m/㏊, 캐나다는 11.3m/㏊이다.
산림당국과 지자체에서는 임도 확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경남 산청 산불이 장기화한 이유 중 하나로 경사가 급한 산지에 진입로가 없었던 점을 꼽았다.

울산 울주군에서도 임도가 정상까지 있는 화장산은 20시간 만에 불을 껐고, 임도가 없는 대운산은 5일이 지나서야 불이 잡혔다.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임도가 산불 확산을 막는 데 필수적이라는 근거부터 명확해야 한다”며 산사태라는 다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이번 대형 산불만 해도 강풍 탓에 불길이 거세 차량도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임도가 없어서 불을 끄지 못했다’는 건 단순한 접근”이라고 지적하고 “일각에선 임도가 바람길이 돼 불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정인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국장은 국내 임도 밀도가 낮은 것과 관련해 “산림청에서 일본 등과 비교해 한국이 임도가 부족하다 하는데, 무의미한 비교”라며 “일본 등은 평지에 가까운 산림이나 구릉성 산지가 많아 임도를 조성해도 부담이 없지만, 국내는 산이 매우 가팔라 산사태 위험이 더 커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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