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져 온 정치 불확실성은 다소 해소됐으나, 부동산 시장에선 금리·규제 등이 더 민감한 이슈일 수밖에 없는 만큼 단기적으로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화한 조기 대선 이후 어느 쪽이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부동산 정책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시장에선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시장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더불어 여전히 높은 금리,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관망세가 지속해왔다. 지난 2월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여파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과 가격이 반짝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서울시가 지난달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및 용산구를 대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에 나서면서 다시 주춤해진 양상이다.
일단 업계에서는 이날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가 시장에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본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그간 시장에 드리웠던 정치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됨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의 관망 심리가 완화되며 추세 방향에 대한 선택이 이뤄질 수 있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부동산 시장에는 정치적 변동성이 금융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며 “정치 이슈보다 중요한 것은 금리·규제·수급”이라고 강조했다. 양 수석은 정치 이슈보다 기준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 및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가능성 등이 시장에 미칠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짚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선고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미미하다”며 “예를 들어 지난해 말 이슈였던 1기 신도시 선도지구 발표로 해당 단지들의 호가가 올랐는데, 이후 정치적 상황의 여파로 호가가 급락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윤 대통령 파면 이후 열리는 조기 대선에서 어느 정권이 집권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부동산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 연구위원은 “집권여당이 유지된다면 지금의 부동산 정책도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간 새로 무언가 크게 바꾸겠다는 등의 발표도 없었으니 아무래도 현상유지가 될 것”이라며 “집권여당이 바뀐다면 공공성 강화나 투기세력 규제 등 이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서 상당 부분 차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부동산R114는 “5월 말∼6월 초로 예상되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여야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관련 공약과 정책 방향성 등의 윤곽이 나오기 전까지 내 집 마련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제한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당분간 주요 정당들의 대선 공약 내용을 분석하며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 수석은 “정권 이양기 동안 실질적인 정책 변화는 제한적이라 단기적으로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권이 교체돼도 초기에는 공급 대책, 임대차시장 안정화에 정책이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양 수석은 “부동산 정책은 정권의 색깔보다는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느 정권이 집권하더라도 주택 공급 대책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주택 공급은 장기정책이어서 이를 관할하는 기관들은 정치 이슈에 무관하게 자신들의 업무를 지속할 것”이라며 “앞 정부와 이번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추진했는데 다음 정부가 갑자기 전면 재검토하거나 백지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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