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함께 사는 세상’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첫 일정으로 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이 대통령은 방명록 첫머리에 ‘함께 사는 세상’이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을 때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현충원을 참배했을 때도 ‘함께 사는 세상’을 적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현충원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을 큰따옴표를 붙여 강조했고, 이어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과 함께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방명록은 그의 정치 철학을 드러내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투표일을 코앞에 둔 2일 유세에서 “차이를 인정하고 공평하게 기회를 누리는 나라,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여성이든 남성이든, 노인이든 청년이든 차별 없는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유세에서 이 대통령은 “박정희 독재정권이 성과도 냈지만 비난받을 일을 많이 했다”며 “그중 하나가 지역을 나눠서 경상도와 전라도를 싸우게 만들고, 한쪽을 지원해서 지역주의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겨우 이겨낼까 했는데 또 편을 나눠 싸운다. 이재명과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죽이겠다고 칼 들고 오고, 경호처 직원 공채하는데 취직해서 ‘이재명 죽이자’ 이런 글이나 쓰고 한다”면서 “이런 나라 좀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선거 유세를 통해 정치의 책임은 ‘공동체의 안보’, ‘규칙을 어겨 이익을 얻을 수 없는,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한 공정한 세상 만들기’, ‘국민 등을 따뜻하게 하고, 배부르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함께 사는 세상’은 이런 철학을 집약한 대통합의 메시지로, 누구나 동등하게 기회를 갖는 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경제 성장과 사회적 포용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메시지도 낸 바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의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의미도 들어 있다.
10대 ‘소년공’이었던 이 대통령은 주경야독으로 1982년 중앙대 법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했고, 1986년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판·검사 임용이 가능한 성적이었으나 당시 인권변호사였던 고 노무현 대통령의 강의에 영향을 받아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04년 성남시의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주민 1만8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주민 발의한 성남시립의료원 설립 조례를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다수인 시의회가 ‘심의보류’하고, 당시 이를 항의하다 주민들과 함께 연행돼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공용물건손상죄를 받은 후 정치 입문을 결심했다.
이 대통령이 공공의대나 공공의료원 설립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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