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 통화를 했다. 이날 오후 10시부터 약 20분간 이어진 이번 통화에서는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고, 이 대통령은 사의를 표한 뒤 대한민국 외교의 근간인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강 대변인은 “두 대통령은 서로의 리더십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 한미동맹의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특히 “두 대통령은 한미 간 관세 협의와 관련, 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실무협상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오도록 독려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방미 초청을 했으며 이 대통령은 “한미가 특별한 동맹으로서 자주 만나 협의하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화답을 했다고 강 대변인은 밝혔다. 강 대변인은 그러면서 “두 대통령은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보다 심도 있는 협의를 위해 다자회의 또는 양자 방문 계기 등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미 양국 정상의 통화는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사흘째에 이뤄졌다.
한미 두 정상이 전화 통화에서 관세 문제와 관련, 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의를 조속히 이루기로 하면서 양국 간 관세 협상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전망이다.

한국 등에 대한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가 다음달 8일 종료되는 상황에서 두 정상이 통화에서 양국 관계 최대 현안인 관세 문제를 거론하면서 실무 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독려해 나가기로 했다는 점에서다.
미국의 관세 협상을 총괄하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13일 “한국은 정부 교체기에 있으나 선거가 본격화되기 전에 매우 좋은 제안을 갖고 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양국은 이미 내달 8일로 예정된 상호관세 유예 시점까지 ‘줄라이 패키’(7월 포괄합의)를 도출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4월 24일 미국에서 이른바 ‘2+2’(재무부·무역대표부 대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고위급 통상 협의에 이어 지난달 20∼2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2차 기술 협의’를 진행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외교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주요 부처로 구성된 범정부 실무 대표단이 참석한 2차 협의에서 양국은 분야별 주요 관심사를 파악하고 상호 입장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측은 쇠고기 등 특정 농산물을 포함해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 보고서)를 통해 지적해온 여러 ‘비관세 장벽’ 해소를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따라서 정부는 향후 열릴 3차 기술 협의에서는 미측이 제기한 비관세 장벽 문제등과 관련해 관계 부처의 면밀한 검토를 바탕으로 진전된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통상 당국자는 지난달 26일 백브리핑에서 “2차 기술 협의에서는 미측이 관심 있는 분야별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했고, 미측도 한국의 입장을 알게 됐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미측이 제기한 요구 사항에 대해 관계 부처가 검토해 3차 기술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3차 협의에서 2차 논의를 토대로 미국 정부가 비관세 장벽 등으로 지목한 이슈별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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