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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왜 이란 태도 강경 선회했나…네타냐후 통한 차도살인(借刀殺人)?

입력 : 2025-06-18 12:19:33 수정 : 2025-06-18 12: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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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문제 해법에 대한 태도가 협상에서 ‘무조건 항복’으로 급선회했다. 필요한 경우 이란에 대한 군사적 지원 나아가 직접 개입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13일은 미국과 이란이 4차 핵협상을 앞둔 이틀 전이어서 사실상 뒷통수를 맞은 셈이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란에 대한 공습을 만류해온 트럼프에게는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동이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습이 막상 시작되자 “훌륭하게 해냈다”며 이란이 협상 기회가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이스라엘이 공격을 하게 됐다며 이스라엘을 두둔했다.

 

◆ 협상에서 ‘무조건 항복’으로 선회

 

임기 초반 몇 달 동안 이스라엘의 이란 핵 프로그램 공격 시도를 저지하는 데 주력했으나 이제는 적극 개입할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이 끝나기도 전에 돌아오면서 SNS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암살에 대해서는 자신이 거부했다고 밝힌 지 이틀만에 “그가 숨어있는 곳을 정확히 알지만 아직은 그를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제든지 최고지도자 제거도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트럼프는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유럽 국가들이 이란과 맺은 ‘포괄적공동계획(JCPOA)’을 자신의 집권 후인 2018년 탈퇴했다.

 

이같은 협정은 이란에 핵개발 시간만 벌어준다는 것이 트럼프의 기본 생각이었다.

 

그럼에도 집권 2기 들어 이란과 핵협상에 나선 것은 전쟁이나 무력 분쟁 개입에 부정적인 트럼프의 성향과 함께 먼저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려는 것이 반영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에 대통령에 대해서도 자신의 중재안에 대한 푸틴의 태도를 먼저 보려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의 핵개발이 임계점에 달했다며 공격에 나서자 트럼프도 압박 기조에 동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도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에 대해서는 반대하면서도 소극적인 이란의 핵협상 태도에는 불만이 쌓여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트럼프가 어떤 수준과 방법으로든 이란에 대한 압박에 동참한 것은 이스라엘의 공습을 이란 핵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기회로 삼으려는 뜻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트럼프로서는 네타냐후의 공습을 통한 이란 핵능력 제거는 ‘차도살인(借刀殺人)’에 가까운 것이로도 풀이된다.

 

이란의 핵능력 제거에 대한 입장은 트럼프도 네타냐후 못지 않게 강경했기 때문이다.

◆ 트럼프, 이란 핵협상에 불만일 때 이스라엘이 공격 준비 정황 포착

 

뉴욕타임스(NYT)는 17일 트럼프의 이란에 대한 태도가 왜 선회했는지를 집중 분석했다.

 

지난달 말 미 정보기관들은 미국의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이 임박했음을 파악했다.

 

또 다른 중동 전쟁에 대한 미국의 반대 때문에 이스라엘은 이란 공격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란의 핵 시설에 대한 제한적인 공격만이 아닌 정권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훨씬 더 광범위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으며 단독으로도 감행할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과의 협상 속도가 더딘 것에 대해 인내심을 잃고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리기 시작했다고 NYT는 분위기를 전했다.

 

◆ 트럼프, 벙커버스터 동원도 고려

 

이스라엘 공습이 계속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전투기에 연료를 공급하고 3만 파운드 폭탄 ‘벙커버스터’로 이란의 포르도 지하 핵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미국 항공기를 파견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NYT는 트럼프의 태도 변화를 전했다.

FILE - In this photo released by the U.S. Air Force on May 2, 2023, airmen look at a GBU-57, or the Massive Ordnance Penetrator bomb, at Whiteman Air Base in Missouri.(U.S. Air Force via AP, File) FILE PHOTO, AP PROVIDES ACCESS TO THIS PUBLICLY DISTRIBUTED HANDOUT PHOTO PROVIDED BY THE U.S. AIR FORCE; MANDATORY CREDIT/2025-06-17 19:15:50/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는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있는 한 군사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반대했던 것과는 놀라운 전환이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란이 협상에서 핵개발 포기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해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고 믿게 됐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휴전과 평화 협정을 추진할 때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를 실망시킨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전쟁을 선택하자 동참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트럼프는 17일 캐나다 G7 정상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이 이란이 핵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지만 핵무기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그가 뭐라고 했든 상관없다”며 “그들이 핵무기를 개발할 뻔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This handout satellite image released and taken by Maxar Technologies on June 17, 2025 shows destroyed vehicle tunnel openings at the Tabriz missile facility in Tabriz, Iran, after they were hit by Israeli airstrikes. Israel and Iran exchanged fire again on June 17, the fifth day of strikes in their most intense confrontation in history, fuelling fears of a drawn-out conflict that could engulf the Middle East. (Photo by Satellite image ?2025 Maxar Technologies / AFP) / RESTRICTED TO EDITORIAL USE - MANDATORY CREDIT "AFP PHOTO/ SATELLITE IMAGE ?2025 MAXAR TECHNOLOGIES" - NO MARKETING NO ADVERTISING CAMPAIGNS - DISTRIBUTED AS A SERVICE TO CLIENTS - THE WATERMARK MAY NOT BE REMOVED/CROPPED/2025-06-18 09:47:55/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트럼프는 미국은 핵폭탄을 보유한 이란과 공존하거나 이를 봉쇄할 수 있다는 견해를 결코 갖고 있지 않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이란이 이스라엘에 실존적 위협이라는 네타냐후 총리의 견해에 공감하고 보좌관들에게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2월 4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이란의 다양한 핵시설 사진을 보여주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더욱 노골적이고 신속하게 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우라늄 농축 측면에서 이란은 목표 달성에 더욱 가까워졌음을 강조했다.

 

◆ 트럼프, 임기 초반의 협상 노력

 

트럼프는 11월 당선 후 스티브 위트코프를 중동 특사로 임명하고 이란과의 협상 타결을 위한 임무를 부여했다.

 

해외 군사 개입을 피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해결에 나서는 것을 선호하는 듯했다.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이란도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외교적 길을 모색하기 위해 몇몇 국가와 접촉을 시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에게 서한을 보내는 극적인 조치는 이런 분위기에서 나왔다.

 

서한 메시지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당신을 지도에서 없애고 싶지 않다. 협상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4월 트럼프 팀은 오만에서 일련의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달 5월 말까지 트럼프 팀은 이란 측에 서면 제안을 전달했다.

 

이 제안에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다른 걸프 국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핵 에너지를 생산하는 지역 컨소시엄을 창설할 것을 제안했다.

 

◆ 미국의 군사적 옵션은 무엇

 

미국의 군사적 지원이나 개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가 관심이 되고 있다.

 

NYT는 2월 중순 중부사령부 사령관 마이클 에릭 쿠릴라 장군은 이스라엘과 협력하여 세 가지 주요 방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FILE - In this Oct. 25, 2015, file photo, a U.S. Air Force B2 Spirit stealth bomber performs a flyover at the Talladega Superspeedway in Talladega, Ala.(AP Photo/Mark Almond, File)

첫째는 이스라엘 임무에 대한 미국의 공중급유 및 정보 지원이다. 둘째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합동 공격, 셋째는 이스라엘이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미국 주도의 작전이다.

 

이 임무에는 미군 B-1 및 B-2 폭격기, 항공모함, 그리고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순항 미사일이 포함됐다.

 

이번에 B-2 폭격기가 동원되는 경우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 대한 벙커버스터 투입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대규모 미군 공습 외에도 미 오스프리 헬리콥터나 다른 항공기의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 특공대 공습을 포함하는 네 번째 옵션도 있었지만 이는 곧 폐기됐다고 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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