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불참이 국익에 맞아…서방 정상도 불참”
나경원 “실용외교로 포장한다면 외교에 패착”

중국이 오는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대회’, 이른바 전승절(戰勝節) 행사에 이재명 대통령을 초청하기 위해 한국 측에 참석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다면 대한민국의 국익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외교참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불참을 촉구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호준석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고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호 대변인은 “시진핑 (중국) 주석은 타이완 통일에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공언했고, 2027년까지 전쟁 준비를 완료하라고 지시했다”며 “전 세계가 중국의 타이완 침공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데, 열병식이 열리는 중국 전승절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것은 상상키도 어려운 장면”이라고 말했다.
이어 “10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유진영 지도자 중 유일하게 중국 전승절 70주년 행사에 참석하며 손을 내밀었지만 중국이 내놓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며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에는 거칠게 반응하며 한한령으로 한중 관계를 파탄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4년 이후 한 번도 없었던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먼저”라며 “그 뒤에 이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 참석이 아닌 공식 방문을 하는 것이 순리”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전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어도 지금은 중국 전승절 불참이 국익에 맞다”고 적었다.
한 전 대표는 “지금은 새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국내외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때”라며 “대다수의 서방 주요국 정상들이 불참하는 중국 전승절 행사에 한국의 새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낸다면 우리 파트너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 더군다나 아직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못 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실은 11월 APEC 경주 회의에 시진핑 주석 참석을 위해 전승절 참석을 고민할 수 있지만, 시 주석은 이미 방한 의향을 확인했다”며 “이를 위해 한국 대통령이 굳이 전승절에 참석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5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것을 두고는 “결과적으로 실책이었다”며 “당시 미국은 박근혜 정부의 전승절 참석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지금은 당시보다도 미중 갈등이 심화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나경원 의원도 “튼튼한 한미동맹 구축이 먼저”라며 “미중 패권경쟁 시대인데 중국 전승절 초청을 실용외교로 포장한 언어로 가볍게 생각한다면 큰 외교에 있어서 패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전날 중국은 한국 정부에 이 대통령의 전승절 기념식 참석 의사를 타진했으며, 대통령실은 참석 여부에 대해 “한중 간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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