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게임을 해서 이기면 금괴 줄게"…女 협박·성관계 요구한 40대 집유

40대 남성 A씨는 지난 8월 서울의 한 카페에서 20대 여성 2명한테 가짜 금괴를 보여주며 환심을 샀다. 그는 “다른 그림 찾기 게임을 해 이기면 금괴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대신 지면 자신의 ‘노예’가 될 것을 요구했다.

이긴 사람은 A씨였다. 그는 한 여성에게 상의를 벗고 “나는 당신의 노예”라고 말하라고 시켰고, 이를 동영상 촬영했다. 피해 여성이 “노예 계약을 없던 일로 해 달라”고 하자 동영상을 빌미로 협박하며 500만원과 성관계를 요구했다. 다른 여성한테도 계약을 내세워 자신의 차와 집에서 성추행을 일삼았다.

A씨는 피해 여성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를 잡혀 구속됐다. A씨가 다른 피해 여성들과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 지인에게 전송한 혐의도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 9월 그를 법정에 세웠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강제추행, 공갈미수,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40시간 및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등에 5년간 취업 제한 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여성들을 성적 노예로 만든 뒤 강제추행하고, 노예 계약을 벗어나려는 여성에게 돈과 성관계를 요구하며 협박했을 뿐 아니라 성관계 영상을 찍어 전송한 점 등 죄질이 나쁘다”고 질타했다. 다만 “수사기관에서는 일부 범행을 부인했으나 재판 과정에서 모두 시인하고 반성한 점, 동종 또는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없고 신원이 확인된 피해자 3명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배민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