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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판정의 나비효과?… 中의 김치·한복 도용, 국제사회로 퍼졌다

입력 : 2022-02-11 06:00:00 수정 : 2022-02-11 13:5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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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불댕긴 反中정서… 국제사회도 한·중 갈등 재조명

해외 언론들, 쇼트트랙 편파판정 보도
김치·한복 등 양국 공방도 함께 소개
아사히 “개회식 조선족 의상 비판 분출”
가디언 “한·중 문화도용 논란 휩싸여”
中매체, 판정논란 의식 황대헌 金 축하
2022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올림픽 상징물이 대형 리본으로 장식되어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고대사, 김치·한복 등 전통문화, 사드 배치 등….

한국과 중국 정부는 물론 양국 국민이 감정 섞인 언사까지 주고받으며 갈등을 벌여 온 소재다. 한국인과 중국인이 아니라면 생소할 수밖에 없는 사안인데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국제사회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외 언론은 쇼트트랙 편파판정에 대한 한국의 반발을 보도하면서 양국이 그간에 벌여온 갈등의 내용, 진행 과정 등을 소개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쇼트트랙에서 한국선수가 실격하고, 중국선수가 결승에 진출한 것을 두고 한국에서 맹렬한 반발이 일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7일 남자 1000m 경기에서 황대헌, 이준서가 준결승 조별경기에서 1, 2위를 하고서도 실격당한 것을 ‘의혹의 판정’이라 지적하고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높은 반중정서에 불을 댕겼다”고 진단했다. 개막식에서 “한국의 전통 의상 ‘한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해 (한국에서) ‘우리 고유의 문화다’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는 사실도 전했다.

아사히신문도 “개회식에서 등장한 조선족 의상, 쇼트트랙에서의 한국선수 실격을 두고 비판이 분출하고 있다”며 “대통령 선거의 이슈로까지 파급되는 사태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고구려를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보는 ‘동북공정’, 김치의 중국기원설 등에 대한 한국의 반발을 전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지난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중국 선수들을 인코스로 추월하고 있다. 황대헌의 이 상황을 심판은 반칙으로 인정해 실격 처리했다. 연합뉴스

영국 가디언은 지난 9일(현지시간) 도쿄발 기사에서 개막식 한복 논쟁을 소개하고 “중국과 한국이 문화 도용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또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한국 선수들의 실격을 언급하며 “베이징 올림픽이 한국인들에게 좌절감을 주는 경험이 되고 있다”고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이날 ‘한복, 올해의 김치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개막식 한복 등장을 둘러싸고 양국 국민들이 가상 공간에서 펼치고 있는 공방을 소개했다. SCMP는 “한국인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는 김치를 포함해 한국 문화의 중요 부분에 대한 중국의 계속되는 도용이라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입장식에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SCMP는 이런 비판에 대해 중국인들이 “중국에는 한국 소수민족 170만명이 있고 그들이 전통 의상을 입는 것은 좋은 일이다. 왜 불평하나”는 등의 글을 웨이보에 올려 역공에 나섰다고 전했다. SCMP는 “한복 논쟁은 지난해 김치를 둘러싼 논쟁에 이어 두 이웃(한국, 중국)이 충돌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2020년 중국의 절임 채소 요리 ‘파오차이’가 제조법을 국제표준화기구(ISO) 표준에 등록하자 관영 환구시보가 “중국의 김치산업은 이번 인가로 국제 김치 시장에서 기준이 됐다”고 주장해 한국에서 거센 비판이 일었다.

한편, 중국은 석연치 않은 잇단 판정에 대한 한국의 반발을 의식한 듯 전날 황대헌 선수의 금메달을 축하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중국 누리꾼들이 “논쟁 없이 진짜 실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했다고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7일 (1000m 준결승) 페널티 이후의 논쟁과 달리 황 선수의 우승은 중국 누리꾼들의 ‘존중(respect)’을 받았다”며 “논쟁 없이 진짜 실력을 보여줬으며, 올림픽은 이래야 한다고 네티즌들이 말했다”고 소개했다. 중국 빙상 전문가들이 “한국팀은 경기 후반 다른 팀을 추월하려 하기보다는 초반부터 선두로 나서는 전략으로 바꾼 것으로 보이고 이는 아마도 이번 경기에서 가장 좋은 전략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구열 기자,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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