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비속어 발언’ 논란 보도 등과 관련해 여권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MBC(문화방송)가 전임 문재인정부 당시 전국의 계열사들을 통해 태양광 사업에 최소 수십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정권에 줄을 서려 한 것 아니냔 의혹이 제기됐다.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MBC 계열사 중 태양광 발전에 투자한 사례는 총 9건으로 나타났다. 광주·목포MBC가 각각 3건, 전주MBC가 2건, 춘천MBC가 1건 등이었다. 투자는 대부분 문재인정부 때인 2017~2020년에 이뤄졌다. 계열사들은 직접 땅을 사들여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운영하거나 대형 태양광 발전 시설에 지분을 태우기도 했다.

계열사별 태양광 투자 현황을 살펴 보면 광주MBC는 2017년 8월 충남 서산, 2019년 5월 전남 해남, 2020년 9월 전남 영암에 위치한 임야를 매입해 발전소를 직접 설치·운영했다. 목포MBC는 2018년 8월 AM송신소 유휴부지를 활용했고, 2019년 5월에도 토지를 신규 매입해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 운영했다. 2020년 9월엔 충남 태안에 위치한 태양광 발전소를 매입했다.
전주MBC 역시 2017년 8월 전북 완주에 있는 AM송신소 유휴부지를 활용해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었다. 이어 2019년 9월에는 새만금태양광 발전사업 컨소시엄(새만금희망태양광) 지분 투자자(6.82%)로도 참여했다. 다만 춘천MBC의 경우 앞서 언급한 계열사들과는 달리 박근혜정부 때인 2014년 12월부터 AM송신소 유휴부지 1곳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허 의원은 “지상파 3사(KBS·MBC·SBS) 중 태양광에 투자한 건 MBC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MBC 측은 ‘영업 비밀’을 이유로 이들 계열사가 정확히 얼마를 투자했고, 어느 정도의 수익을 거뒀는지에 관한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허 의원 측은 설명했다. 대신 전주MBC와 광주MBC의 태양광 사업 투자 안건이 올라왔을 때 기록된 2017년 7월20일 방문진 이사회 회의 속기록을 살펴보면 발전소별로 최소 수십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MBC는 방문진에 “춘천(MBC의 태양광 발전소)은 당초 38억원 정도 투자 계획을 보고했는데, 실제 투자 금액이 33억원 정도 들어갔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들이 운영한 태양광 발전소의 발전 용량이 비슷한 수준임을 감안할 때 발전소별로 적어도 수십억원을 투자했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허 의원은 이와 관련, “지역MBC는 최근 프로그램 예산을 절반 정도 삭감할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인데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태양광 사업 투자만큼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며 “최근 태양광 사업에 대한 여러 비리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MBC 계열사들의 투자도 감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가재정범죄 합동수사단이 태양광 사업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과방위 국정감사에서도 허 의원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을 향해 “MBC 계열사가 (태양광 사업에) 수십, 수백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며 “광주MBC (투자금을) 계산해보면 12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문재인정부 때 갑자기 태양광 사업을 시작한 것은 ‘정부 줄서기용’인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권 이사장은 “태양광 사업은 2017년 (박근혜정부 시절 임명된) 고영주 전 이사장이 계실 때 일”이라며 정권과는 무관한 사업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는 “대부분 (각 지역)MBC가 가진 송신소 같은 유휴지에 태양열 패널을 깔아 수익을 올린 사업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문제점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적절한 조처가 필요하면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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