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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빠 친딸이잖아” 호소에도 성폭행 시도…피해자는 극단 선택

입력 : 2023-05-16 08:09:13 수정 : 2023-06-07 20: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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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뒤 오랜만에 만난 대학생 딸 유인해 성폭력…징역 10년 구형
지난해 11월7일 아버지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봤다고 호소하며 서울 구로구의 한 호텔에서 극단 선택을 한 20대 여성이 작성한 유서 내용. MBC 갈무리

 

이혼 후 떨어져 지내던 자녀가 대학생이 되자 만나자고 유인한 뒤 성폭행한 아버지가 판결 선고를 앞두고 있다.

 

16일 MBC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아버지 A씨는 20대 딸 B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가 어렸을 적 가정폭력과 외도로 이혼한 A씨는 10여년이 지난 2021년 12월 “대학생도 됐으니 밥을 먹자”며 갑자기 B씨에게 연락해왔다. 이후 집구경을 시켜주겠다며 딸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집으로 들어선 뒤 A씨의 태도는 돌변했다. A씨는 반항하는 B씨를 때리고 “아빠는 다 허용된다”며 성폭행까지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통화가 연결됐던 B씨 언니의 전화 녹취에는 “아빠, 그래도 아빠 친딸이잖아 내가. 아빠가 나한테 이렇게 하면 안 되지” 등 B씨가 애원하는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구체적 진술과 녹취가 있어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A씨에겐 ‘강제추행’만이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가해자가 범행을 부인한다는 이유였다.

 

이에 지난해 11월 B씨는 결국 “직계존속인 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B씨의 사망 이후 판사는 가해자를 직권으로 재판 도중 구속시켰다. 피해자 어머니에 따르면 아버지 A씨는 구속되며 “나중에 두고 보자”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하지만 A씨의 구속에도 B씨의 사망으로 법적 다툼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지원단체가 구해 준 변호사마저 “피해자가 사망했으니 대리권이 없다”며 법정에 출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A씨 측 변호인은 어머니를 증인으로 불러 “B씨가 어릴 때부터 정신적 문제가 있지 않았냐”며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검찰은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 심리로 열린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재판에서 징역 10년을 구형했고 신상정보 공개와 고지 명령 등을 청구했다.

 

B씨의 어머니는 “친족 성폭력은 더 형량이 높아야 된다”며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문제다. 수목장에 가서 애한테 ‘대신 내가 사과 받아왔다’ 그렇게 말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A씨에 대한 판결 선고는 오는 17일 열릴 예정이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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