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으로 투병하던 아내를 떠나보낸 3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 새내기 경찰의 끈질긴 설득으로 경찰에 구조됐다.
25일 서울 동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11시 25분께 노량진지구대에 A(36) 씨 누나로부터 ‘동생이 자살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주소를 모르겠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즉시 A 씨 주소지로 출동해 문을 강제로 열었지만, A 씨는 집에 없었다.
3시간가량 샅샅이 수색한 끝에 경찰이 A 씨를 발견한 곳은 집 주변의 공사 중인 28층짜리 건물 옥상이었다.
경찰은 술을 마시고 이미 안전난간을 넘어가 있던 A 씨를 설득하기 위해 말을 걸었고 처음 1시간 동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A 씨의 불안감을 증폭시키지 않기 위해 홍유진 순경만 홀로 다가가 말을 걸게 했다. 또 다른 경찰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상에 에어매트를 설치하는 등 돌발상황에 대비했다.
홍 순경은 “하고 싶은 얘기를 해달라”며 A 씨와 대화를 시도했다. 충분히 슬퍼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자신의 수험생활 이야기도 꺼내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1시간에 걸친 위로와 끈질긴 설득으로 A 씨는 홍 순경에게 이틀 전 급성 백혈병을 앓던 아내의 장례식을 치르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털어놓으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후 A 씨는 스스로 난간 안쪽으로 넘어왔고, 안전하게 구조됐다. 경찰은 보호자와 친구들에게 A 씨를 인계하고 귀가시켰다.
A 씨를 설득해 구조한 홍유진 순경은 “(A 씨는) 진짜 용기가 있기 때문에 다시 고통스러운 현실로 돌아오는 선택을 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살아가는 것 자체가 큰 용기인 것 같다. 모두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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