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듀오 듀스 멤버였던 고(故) 김성재(1972~95)의 사망과 관련해 그의 전 여자 친구 김모씨의 어머니 A씨가 “악플을 멈춰달라”고 법률 대리인을 통해 13일 호소했다.
앞서 김성재는 1995년 11월20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스위스 그랜드 호텔의 한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그의 오른팔에서 주삿바늘 자국 28개가 발견됐고, 시신에서 마약성 동물 마취제인 ‘졸레틸’이 검출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18일 후 김성재의 여자 친구 김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 구속했다.
당시 치대에 재학 중이던 김씨는 이듬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같은해 열린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대법원은 98년 열린 상고심에서 무죄를 확정했다.
A씨는 이날 “저와 저희 가족은 김성재 사건으로 너무나 큰 고통을 받았다”며 “대법원 무죄까지 받았으니 평범하게 살 것이라 기대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24년이 지난 후에도 방송과 언론이 다루고, 대중은 본질은 알지 못한 채 딸을 마녀사낭 하고 있다”며 “가족과 아이의 학교에 신상까지 공개하며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하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딸은 본인이 없어져야 우리 가족이 편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며 오열하며 울부짖었고, 심각한 자살 충동과 우울증으로 무너졌다”며 “인터넷 악플로 딸은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상 문제가 생겼고, 저희 가족은 매일 살얼음판을 걷듯 불안하게 살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김성재의 죽음에 대해서는 “마약 중독으로 사망한 것”이라 주장했다.
A씨는 “김성재의 팔에 난 주삿바늘 자국을 최초 발견한 경찰은 4개, 검시의는 15개, 최종 확인한 부검의는 28개를 발견했다”며 “주사침 흔적이 제각각 다른 크기인 것은 여러 번에 걸쳐 다른 주사기를 사용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종합적 조사 결과 최소 3번에 걸쳐 생긴 흔적으로, 마약 중독사임을 명백히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라고 강조했다.
A씨는 당시 나왔던 한 중학생 팬의 진술에 대해서도 “김성재의 모친과 매니저가 시켜서 수사기관에 거짓 진술한 것”이라며 “(사건 당시) 오전 4시30분쯤 딸이 호텔에서 나온 것을 본 적이 없는 데 봤다고 진술했고, 회색 차를 봤다면서 흰색 차를 봤다고 진술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검찰의 사망 추적 시각이 오전 2시50분 전인라 딸이 3시40분에 호텔에서 나왔다 해도 지장이 없는데, 진술에서 시각을 늦춘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A씨는 또 “김성재의 모친이 아들의 사망소식을 듣자마자 향한 곳은 병원이 아닌 호텔”이라며 “경찰 신고도 5시간이나 지난 낮 12시에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성재의 사망 후 경찰이 오기 전까지 현장에 접근할 수 있었던 사람은 김성재의 모친과 소속사 대표, 동생 및 김성재의 동료”라며 “딸은 접근이 불가능했다”고 부연했다.
A씨는 마지막으로 “악플로 자살한 연예인 기사를 볼 때마다, 딸 걱정이 앞서 심장이 내려앉는다”며 “더 이상 악의적인 마녀사냥 기사로 제 딸이 고통받지 않도록 늙은 어미가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부탁했다.
A씨의 호소문의 발표는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의 방송 예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그알’ 측은 “1985년부터 1995년 사이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 근무했던 직원을 찾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그 호텔에서 벌어진 김성재 사망 사건과 관련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그알은 지난 8월에도 김성재의 사망 의혹에 대한 방송편을 방영하려 했으나 김씨의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따라 무산됐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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