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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극복에 도움됐으면”… 데이트 대신 마스크 알림 사이트 만든 서버개발자·디자이너 커플

입력 : 2020-03-31 16:23:23 수정 : 2020-03-31 16: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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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재고 알림 사이트 ‘코로나코밴드’ 캡처

“저도 큰 뜻을 갖고 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분들도 자신의 위치에서 조금이나마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려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선의를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함께 헤쳐나가려 하는 분들이 많아서, 저희가 걱정하는 것보다 더 빨리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마스크 재고 알림 사이트인 ‘코로나코밴드’를 개발한 김모(32)씨는 28일 세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밝은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5년 차 서버개발자인 김씨는 동갑내기 여자친구인 패키지 디자이너 고모(32)씨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하다 이 사이트를 개발했다.

 

김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여자친구와 자주 만나지 못하고 집에서 통화만 하다가, ‘집에만 있을 거면 같이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한 게 계기가 됐다”며 “저는 서버개발 관련 일을 하고, 여자친구는 웹디자인에 흥미가 있어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10일 정부가 공적 마스크와 관련한 데이터들을 공공에 제공하기 시작한 이후, 3일가량 개발 작업에 몰두해 코로나코밴드를 만들었다. 고씨가 사이트의 전반적인 디자인을 맡았고, 김씨는 고씨의 디자인을 밑바탕으로 약국의 마스크 재고 데이터를 입력하는 개발 작업을 진행했다. 김씨는 “이전부터 확진자 동선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준비하다가, 정부가 마스크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해서 바로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코로나코밴드는 전국의 확진자 수와 현재 검사를 받는 인원수, 격리해제자 수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보들도 이용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들이 사이트를 오픈한 첫날, 6000여명의 시민이 접속해 마스크 재고 관련 정보들을 제공받았고, 이후 매일 수백명의 시민들이 사이트를 방문하고 있다.

 

이들이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얻는 수익은 없다. 오히려 서버유지를 위해 자비를 들여야 하는 상황인데도 이들은 “마스크를 찾는 분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한다. 김씨는 “사실 사이트에 접속하시는 분들의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트래픽 비용 때문에 많은 돈이 들어가지만,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저희 사이트를 이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 증가는 긍정적으로 본다”며 “(비용은) 저희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시작한 일”이라며 자신들의 신원이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정중히 거부했다. 김씨는 “가끔 (이러한 행동을) ‘이름 알리려고 한다’는 식으로 보는 분들도 계시는데, 저희는 단지 마스크를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싶어서 개발에 착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씨는 “앞으로 코로나19와 관련해 (시민들의) 따뜻한 소식이 많이 전달됐으면 좋겠다”며 “우리 모두 합심해서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있다는 것을 보며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최근 이들은 주변 약국의 마스크 입고 시 실시간으로 알림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을 사이트에 추가했다. 김씨는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도 곧 나올 계획”이라며 “많은 분이 사이트를 이용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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