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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상 발상전환… 대중과 소통 앞장”

입력 : 2013-02-01 20:41:31 수정 : 2013-02-01 20: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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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심사위원 활동 김석진씨
‘파워 독자’ 심사에 참여 신선
다른 문학상으로 전파 돼야
“외국 스테디셀러의 공통점을 보면 작품과 대중이 소통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독자가 심사에 참여한 이번 세계문학상의 ‘발상전환’이 다른 문학상으로 널리 전파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9회 세계문학상 독자 심사위원인 김석진씨는 “많은 독자가 문학평론가나 교수가 쓴 서평만 보고 소설을 샀다가 읽지도 못하고 내팽개치는 게 현실”이라며 “소설은 우선 재미있어야 한다. 한 권을 다 읽었을 때 뿌듯한 느낌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정탁 기자
세계일보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현문기획·라이브러리&리브로가 후원한 제9회 세계문학상 심사가 끝났다. 책을 많이 읽는 이른바 ‘파워독자’를 심사에 참여시킨 시도는 “색다르고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가 선정한 ‘파워북피니언’이자 세계문학상 독자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김석진(45·건설업)씨와 만나 얘기를 나눴다.

“문학작품도 하나의 상품이거든요. 출시에 앞서 소비자 욕구를 파악하는 게 당연한데도 우리나라는 그런 부분이 외국보다 뒤떨어졌어요. 대중이 원하는 작품보다 문학적 완성도니 필체니 품격 등을 더 따지죠. 요즘 독자들은 무슨 이름 있는 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라고 해서 좋아하지 않아요. 괜히 호기심에 샀다가 실망만 하고 덮어버리기 일쑤죠.”

김씨는 2006년부터 최근까지 개인 블로그(blog.naver.com/ksjin87)에 1000편에 가까운 책 서평을 올렸다. 처음에는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많이 읽었는데 2011년부터 문학, 특히 소설에 주력하고 있다.

아무리 바빠도 1개월에 8∼9권은 꼭 보고 서평을 쓴다. 1년에 100권 가까이 읽으니 소설을 보는 안목이 전문가 못지않다.

“왜 5권짜리 소설 ‘레 미제라블’이 잘 팔릴까요. 제가 책·뮤지컬·영화를 다 봤는데 책이 가장 재미있어요. 등장인물이 전부 현실성이 있어요. 19세기 프랑스 사회의 ‘루저’들 얘기거든요. 요즘처럼 살기 힘들 때 독자들은 그런 책을 읽으며 공감하는 거죠. 무라카미 하루키(64)나 히가시노 게이고(55) 같은 일본 작가가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도 그겁니다. 허무맹랑한 ‘픽션’이 아니고 철저히 ‘팩트’에 기초한 얘기로 독자와 소통을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세계문학상 심사 과정에서 김씨는 소설가·평론가·문예지 편집장 심사위원들과 똑같이 박향(50)씨의 ‘에메랄드궁’을 대상 수상작으로 지목했다. 좋은 책을 고르는 눈은 일반인과 전문가가 다르지 않음을 새삼 실감케 했다.

그는 ‘에메랄드궁’을 “독자를 빨아들이는 흡입력이 대단하다. 청년 실업, 조기 명예퇴직 등으로 근간부터 흔들리는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을 정확히 짚은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최고 권위의 세계문학상 심사위원 참여는 김씨에게 평생 잊지 못할 귀중한 경험이 됐다. 그는 “그렇게 많은 소설을 짧은 기간에 읽은 건 난생처음”이라며 “사회적 약자를 다룬 순수소설부터 역사·추리·공상과학(SF) 등 장르소설까지 다양한 작품을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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