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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에 견과류 주지마세요”

입력 : 2013-06-03 14:42:30 수정 : 2013-06-03 14: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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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찾은 영·유아 중
80%가 호두·땅콩 등 때문
호두·땅콩 같은 견과류는 요즘 주목받는 건강식품 중 하나.

심장질환 예방과 노화방지, 두뇌건강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지며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간식거리가 됐다.

특히 뇌 발달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아이들에게 따로 챙겨 먹이는 집이 많다. 그러나 어린아이들에게 견과류를 먹일 때는 부모 등 보호자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경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0년 이후 ‘이물 흡인(Foreign Body Aspiration)’으로 이 병원 응급실을 찾은 30명 중 29명이 36개월 미만의 영·유아였고, 사고 원인의 80%가 견과류였다. 

이물 흡인으로 인해 기관지가 막혀 있는 CT 사진.
이들 환자 중 20% 정도는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고, 후유증도 컸다. 이 병원의 다른 조사에 따르면 국내 15세 이하 이물 흡인 사고의 87%가 3세 이하 어린이에게서 일어나며, 이중 46∼60%가 땅콩 등과 같은 견과류 섭취가 원인이었다.

김 교수는 “견과류가 기도로 들어가 상기도가 막히면 산소 공급과 이산화탄소 배출이 불가능하고 이 상태가 지속하면 장기가 손상된다”며 “장기 손상은 주로 혈관이 많은 뇌·신장·간·심장 등에서 나타나므로 생명이 위험하거나 회복되더라도 치명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세 이상 아이의 기관지가 이물로 막혔을 때의 응급처치법.
기도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응급 수술을 통해 전신마취를 하고 기관지 내시경으로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따라서 아이가 갑자기 사레 걸린 듯 기침을 심하게 하거나 숨을 쉬지 못하면 이물 흡인을 의심하고 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만약, 기도에 견과류 등 이물이 들어간 것으로 의심되고 병원 도착까지 시간이 걸린다면, 응급조치로서 ‘하임리히 요법’을 통해 이물을 뱉어내도록 유도해야 한다.

1세 미만 영아는 엎드린 상태로 성인 팔 위에 올려놓고 아이 머리를 낮춘 다음 손바닥으로 아이의 어깨 사이를 두드려준다. 1세 이상 아이라면 눕힌 채로 배 부분을 6∼10차례 압박하거나, 세운 자세에서 뒤에서 끌어안고 두 손을 맞잡은 채 복부를 압박해야 한다. 김 교수는 “36개월 미만 어린아이에게는 아예 견과류를 먹이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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