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로 접어들면서 봄 기운이 완연하다. 해마다 이맘때면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운동을 하다 보면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을 뿐 아니라 비만이나 심장병 등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운동이 좋다고 아무런 준비 없이 시작했다가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수 있다. 초보자들은 무리하기보다는 조금씩 강도를 높여 가야 한다. 당뇨 등 만성질환자들은 의사와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게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3월이라도 아침기온은 찬 만큼 체온 유지를 위해 옷을 충분히 갖춰 입어야 한다. 봄철 운동법에 대해 살펴봤다.
◇겨우내 제대로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 갑작스럽게 운동을 하다 보면 관절이나 심장에 무리가 가기 쉬운 만큼 걷기 등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 강도를 높여가야 한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나 임신부는 의사와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게 필요하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운동을 오랜만에 시작하는 사람은 무리한 달리기보다는 가벼운 걷기로 운동에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 비만이나 고혈압 환자나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운동하면 무릎이나 허리,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전문의들은 무리하지 않으면서 유산소운동 효과가 있는 ‘빠르게 걷기’를 많이 권한다.
운동 중 돌연사의 원인인 급성심근경색에 유의해야 한다. 운동을 하다 앞가슴에 쥐어짜는 듯한 심한 통증이 느껴지면 바로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이 통증은 쉬면 괜찮아지곤 해 자칫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조금 한 운동에도 어지럽고 졸도할 것 같은 느낌, 흉통이나 심한 피로감 등이 느껴지면 심장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봄철이라도 3월에는 새벽이나 아침에는 기온이 낮다. 하루 중 혈압이 가장 높고 피가 잘 엉기는 등 중풍, 심근경색증 등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큰 만큼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아침에는 야외운동을 피하고 실내에서 운동할 것을 전문의들은 권한다. 운동 초보자들도 무리하게 아침운동을 하다 감기몸살을 앓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만성 질환자들은 전문의와 상의해야
당뇨, 고혈압, 천식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에게 적당한 운동은 증상 개선 및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만성질환자들은 운동을 할 때 강도와 종류 등을 전문의와 상담한 후 시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도일 신경외과의 고도일 원장은 “당뇨 환자는 맨손체조, 걷기 등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 조깅이나 자전거, 수영, 등산 등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나 공복 시 운동이나 장시간 산행 등은 근육에 무리를 가져오고 저혈당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운동 후에는 목이 마르고 식욕이 증가해 식사요법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식욕을 절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고혈압 환자들도 과격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웨이트트레이닝과 같은 운동은 순간적으로 혈압을 올리기 때문이다. 농구나 배구, 테니스 같은 운동도 삼가는 것이 좋다. 천식환자는 공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으므로 찬 공기가 있는 장소나 이른 아침, 밤 시간엔 피해야 하며, 설령 하더라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임신부 운동은 관절 부상에 유의를
임신부도 운동은 필수다. 임신부의 체력이 떨어질 경우 임신부뿐만 아니라 태아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운동을 게을리하지 말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먹고 싶은 것은 먹되 조금씩 여러 번 나누어 먹으면서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임신부는 임신 전에 비해 체중이 10∼20㎏ 정도 더 나가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을 할 경우 관절에 손상을 입을 수 있는 점을 의식해야 한다. 특히 계단 오르내리기는 삼가야 한다. 계단을 오를 때는 자기 체중의 3∼4배, 내려갈 때는 자기 체중의 7∼10배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에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골이 손상되거나 관절이 파괴되는 등 여러 가지 무릎 질환이 쉽게 나타난다.
오리걸음도 무릎에 무리를 준다. 오리걸음은 외골반의 크기를 벌려 주고 자궁 쪽으로 힘을 쏠리게 해 분만을 앞당겨 주는 효과가 있다며 많은 임신부가 따라하고 있다. 하지만 쪼그려 앉은 자세는 계단 오르내리기와 마찬가지로 무릎에 큰 하중을 주므로 피해야 한다.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유산소운동의 효과가 있는 수영은 권할 만하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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