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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상흔 있는 DMZ 찍으며 평화기원”

입력 : 2009-04-29 10:04:47 수정 : 2009-04-29 10: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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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최병관씨, DMZ 사진집 ‘울지마…’ 출간 “어린 시절 숲이 우거지고 흙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시골에서 자란 게 사진 인생을 사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아직도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는 DMZ를 촬영하며 전쟁의 흔적을 생생히 목격했습니다. 이 사진집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평화와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국방부 위촉으로 비무장지대(DMZ) 사진작가로 선정돼 2년여 동안 DMZ를 샅샅이 훑고 다닌 사진작가 최병관(59·사진)씨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사진집 ‘울지 마, 꽃들아―최병관 선생님이 들려주는 DMZ 이야기’(보림)를 펴냈다. 10만여장 중에서 전쟁의 상처를 보여주면서도 평화를 기원하는 내용이 담긴 사진을 엄선해 설명과 함께 게재했다.

유일한 DMZ 내 학교인 경기 파주시 대성동초등학교에서 28일 출판기념회를 가진 최씨는 촬영 중 지뢰를 밟아 발목이 달아날 뻔했던 일이며 차가 낭떠러지로 구르다 나무에 걸려 기적적으로 살아난 일, 북한 경비초소 코앞에서 500mm 망원렌즈를 들이댔다가 북측의 오해로 쌍방 간에 사단급 비상이 걸린 일 등 숨은 사연도 소개했다.

“군생활을 두 번 한 셈입니다. 처음엔 군과의 신뢰가 부족해 소변 보는 것까지 감시할 정도로 철저히 통제를 받았지만, ‘사고가 나도 국가에 아무 요구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유서를 보여주고 나서부터는 군부대와의 믿음이 생겨 일이 수월해졌습니다.”

‘사진은 기기인 카메라가 찍는 게 아니라, 사람이 찍는 것’이라는 신조를 가진 최씨는 지금도 25년 된 구식 필름카메라만 고집한다. 꼭 필요한 것만 사진가방에 넣고 다닌다는 말답게 그의 낡은 가방엔 카메라 한 대와 필름 두 통, 렌즈 걸레 한 개가 전부다. 그동안 전시회만 27차례를 하고 사진첩 12권을 냈지만, 촬영 당시 사진 구도를 고집하며 트리밍을 거부하는 독특한 작가다. 최씨는 베트남전 참전용사로서 자신도 처음엔 북에 대해 맹목적으로 비판만 하는 입장이었으나 MDZ 사진 작업을 하며 돌이킬 수 없는 전쟁의 참혹함을 확인하곤 평화와 공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고백했다.

파주=조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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