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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저는 가래떡 입니다"

입력 : 2010-02-11 23:56:15 수정 : 2010-02-11 23: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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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만 되면 최고 인기 ‘가래떡’의 모든 것
저는 가래떡입니다. 설날 대표적인 음식인 떡국에서 제가 빠지면 안 되죠. 방앗간에서 김을 펄펄 내며 기계에서 ‘쑥∼’ 빠져나오는 저를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올해도 저는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만두를 빚어 먹지 않는 집은 있어도 떡국 안 먹는 집은 못 봤으니까요. 올해 이명박 대통령이 마련한 설 선물도 떡국떡 아니겠어요?

하지만 ‘맛있다’는 것 외에 저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설을 맞아 이번 기회에 저에 대한 모든 것을 제대로 소개합니다.

# 장수·재복(財福)을 뜻해요

◇조선시대 후기 지어진 세시풍속서 ‘동국세시기’에는 가래떡을 ‘백병(白餠)’이라고 했고, 설날 음식으로 없어서는 안 될 것이 떡국(餠湯·병탕)이라고 했다.
저는 멥쌀로 만들어집니다. 요즘은 방앗간에서 기계로 쉽게 만들어지지만 예전에는 손이 많이 가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멥쌀을 충분히 물에 불려 소금을 넣고 빻아서 고운 체로 친 다음, 물을 뿌려가며 버무려서 찜통이나 시루에 베보자기를 깔고 쪄 내 절구에 찧습니다. 찧은 떡을 조금씩 떼 편평한 돌판이나 도마 위에 놓고 두 손바닥으로 굴리듯이 하여 길게 밀어 모양을 만듭니다. 구덕구덕하게 굳힌 뒤 어슷하게 썰면 떡국떡이 됩니다.

그런데 왜 제 이름이 ‘가래’냐고요? 두 가지 설이 전해내려오고 있습니다. 하나는 ‘가래’라는 단어의 뜻 중에 ‘떡이나 엿 따위를 둥글고 길게 늘여 만든 토막’이 있습니다. 제 모양이 이와 같아서 가래떡이라고 한다고 하네요. 또 하나의 설은 농기구 ‘가래’에서 유래했다는 것입니다. 가래는 삽날 양쪽에 긴 줄을 매달아 한 사람은 삽자루를 잡고, 양쪽 두 사람은 긴 줄을 당기면서 흙을 파거나 고르는 기구입니다. 여기서 줄을 ‘가래줄’이라고 하고, 떡을 가래줄 모양처럼 길게 손으로 비벼서 만들었다고 해서 이름을 붙였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저를 설에 먹는 것도 다 의미가 있습니다. 길게 늘어진 저처럼 가족들이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것입니다. 또 떡국에는 순백의 떡과 국물로 지난해 묵은 때를 씻어버리라는 의미가 있고, 저의 둥근 모양이 동전을 닮았다고 해 재복을 바라는 마음도 담겨 있습니다. 

# 많이 먹으면 다이어트엔 별로

요즘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저의 ‘영양학적’ 구성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가래떡의 칼로리는 100g에 239㎉로 다른 떡과 비슷합니다. 같은 양의 송편이 300㎉, 백설기 234㎉, 찹쌀떡 225㎉, 인절미 217㎉ 수준입니다.

쌀로 만들어지다 보니 탄수화물이 90%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기타 단백질(7%), 지방(3%)입니다. 탄수화물이 많아 GI 지수는 90으로 높습니다. ‘당지수’라고 하는 GI 지수는 탄수화물을 섭취한 뒤 2시간 동안 발생하는 혈당치 상승률을 숫자로 나타낸 것입니다. 즉시 혈당을 최고로 올리는 포도당의 GI 지수가 100, 전혀 올리지 않는 식이섬유가 0이죠. GI 지수가 높은 음식일수록 살이 찌는 주범인 인슐린 호르몬이 급격히 분비시킨다고 하네요. 그래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GI 지수가 낮은 음식을 골라 먹는 것이 좋다고들 합니다. 다이어트 측면에서 보면 저는 그리 추천할 만한 식품은 아닌 셈이죠.

# 컬러풀·3.96㎞…이색 가래떡
◇최근에는 쌀가루에 복분자·쑥·백년초·흑미 등을 첨가해 ‘알록달록’하게 만든 가래떡이 나와 눈길을 끈다.


저도 시대에 따라 변신을 하게 됩니다. 과거에는 흰색만 있었던 것이 지금은 ‘컬러풀’한 가래떡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쑥, 백년초, 호박, 시금치, 복분자, 자색고구마, 당근, 오미자, 파프리카, 딸기 등 수많은 재료가 쌀가루와 섞이면 초록·노랑·분홍·흑색 등 다양한 색을 가진 떡이 나옵니다. 자색 양배추나 울금(카레)가루 등을 넣어 색을 내는 곳도 있다고 하네요.

농촌진흥청 등에서 개발한 검은쌀, 붉은쌀, 오색 발아현미 등 기능성 쌀은 쌀 자체가 색을 머금고 있어서 색을 추가하지 않아도 오색 가래떡을 만들 수 있습니다.

기네스 기록을 가진 가래떡도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8일 서울 약령시 한방문화축제에서 길이 3.96㎞의 가래떡이 만들어졌습니다. 세계 최고 길이로 기네스에 올랐죠. 쌀 3.6t(20㎏ 들이 180포)이 들어갔고, 8일 밤 12시부터 떡을 뽑기 시작해 오전 10시가 돼서야 ‘세상에서 가장 긴 가래떡’이 완성됐습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도움말: 글라스락, 365mc 비만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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