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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들 시야 ‘세계로 세계로’

입력 : 2012-04-13 17:55:24 수정 : 2012-04-13 17: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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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한 소양 길러주는 그림책 2권 출간
세계지도, 세계여행과 관련된 책들이 어린이책 시장에도 다수 쏟아져나오는 글로벌 시대다. 하지만 단편적인 지리와 역사 지식을 소개해주는 책들이 다종을 이루는 탓에 읽힐 만한 책 고르기가 쉽지 않다. 우리 아이들에게 일찍부터 세계인으로서의 소양과 감수성을 길러줄 만한 책은 없을까. 최근 출간된 ‘우리는 학교에 가요’(낮은산 펴냄)와 ‘나무 심으러 몽골에 간다고요?’(웃는돌고래)는 우리의 하루하루가 세계 저편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며 영향을 미치는지 어린이들의 시야를 넓혀줄 만한 그림책들이다. 특히 새봄을 맞아 학교생활의 질서와 규칙을 가르치는 ‘매뉴얼북’들이 유행처럼 쏟아져나오는 출판시장에서 ‘우리는 학교에 가요’(황동진 글·그림)는 학교의 의미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게 이끈다. 책은 케냐, 캄보디아, 콜롬비아, 네팔 등의 영화 같은 등굣길 풍경을 글과 그림으로 펼쳐보인다.

“산꼭대기에 이르면 나는 자루를 펼쳐. 동생은 자루 안으로 들어가지. 그러면 자루 입구를 단단히 묶어야 해. 끈이 풀리면 아주 위험하거든. 이제 동생이 들어 있는 자루를 케이블에 매달아야 해. 매일 하는 일이지만 늘 조심해야 하지. 그러고는… 건너편 산을 향해 거침없이 출발해.”

자칫 폭우로 불어난 계곡물을 탈출하는 재난 풍경처럼 보이는 이 장면은 21세기 콜롬비아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길의 풍경이다. 고산 지역에 사는 아이들은 산 너머 학교에 가기 위해 아침마다 지상 400m 높이 협곡을 가로지르는 밧줄 한 가닥에 매달린다. 아직 매달릴 힘이 없어 자루에 들어가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은 아찔하기까지 하다. 셸파처럼 가파르고 높은 고개를 넘어 학교에 가는 네팔 아이들은 이렇게 독백한다. “좁은 길을 걷다 보면 친구들 뒷모습만 보여. 가끔은 마치 나 혼자 이 길을 걷는 것 같아”라고. 이 밖에 배를 타고 학교에 가는 캄보디아 수상가옥의 아이들, 무더위로 펄펄 끓는 초원을 지나 학교에 가는 케냐 아이의 모습도 그려진다. 담백한 다큐멘터리처럼 그려지지만 책은 잿빛보다는 푸른빛이 가득하다. 좁은 낭떠러지 산길을 한 사람씩 걸어가는 네팔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학교”에 도착하며 환한 웃음을 짓는다. 배를 타고 학교에 가며 물장난을 하는 캄보디아 아이들은 친구가 있어 언제나 학교가는 일이 즐겁다. 

그리고 세계 모든 아이들이 각자 이렇게 힘들게 학교에 다니는 이유는 뭘까. “때로는 지치고 포기하고 싶고 가끔 딴생각을 해도 이렇게 (학교에)모여앉은 건 우리에겐 꿈이 있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나무 심으러 몽골에 간다고요?’(김단비 글·김영수 그림)는 나무심기의 중요성을 전 지구적 관점에서 조명한 책이다. 작가가 오랫동안 몽골에 나무를 심어온 환경단체와 함께 몽골에 가서 나무를 심는 체험 후 썼다. 나무를 심으러 몽골에 다녀온 한국 소년 힘찬이 이야기다. “엄마, 왜 몽골까지 와서 나무를 심어야 해?”라고 따지듯 묻는 힘찬이에게 “바로바로 힘찬이를 위해서지. 몽골 사막화는 몽골 사람들 책임이 아니니까”라고 엄마는 답한다. 페트 물병 두 개로 샤워하고, 콜라 대신 몽골 전통 수태차를 먹으며 나무를 심는 동안 힘찬이는 한국에 불어오는 황사 문제가 몽골 사막화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깨달아간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몽골 사막을 내려다보던 힘찬이는 이웃나라 사막이 숲이 되는 그날을 위해 기도한다. 

책 뒤편에 지구의 사막화 문제와 우리나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 몽골 문화 정보 등이 소개돼 이해를 깊게 한다.

김은진 기자 jis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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