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형씨는 특검에 출석해 내곡동 사저 부지 땅값 6억원을 이 회장으로부터 빌려온 경위를 설명할 예정이다. 시형씨는 돈을 빌렸던 지난 5월23일 경주에 있는 다스 본사에서 청와대 경호원과 함께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온 뒤 서울 구의동 이 회장 집으로 가 현금 6억원을 받았다고 진술할 예정이다. 시형씨는 이 과정에서 청와대에 들러 돈을 담아갈 가방 3개를 챙겨왔다는 진술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형씨는 청와대에서 가방을 챙겨 이 회장 집으로 갈 때는 경호원을 대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 회장 부인인 박모씨가 여행용 가방에 현금 6억원을 담아 챙긴 뒤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크게 다른 얘기다.
특히 시형씨는 특검팀에서 “내곡동 부지 매입은 전적으로 아버지(이 대통령)가 시켜서 한 일이며 나는 큰아버지 집에서 돈을 받아 청와대에 갖다 준 것밖에 없다”고 말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또 이 회장이 24일 오후 중국발 김해행 항공편을 예약한 것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을 상대로 시형씨에게 돈을 빌려준 경위와 차용증 존재 여부 등 관련 사실을 확인할 예정이다. 또 이 회장 귀국 때까지 특검팀 출석을 거부했던 부인 박씨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지난해 3월 청와대 경호처가 내곡동 사저부지 감정액 산정을 의뢰한 감정평가업체의 송모(64) 감정평가사도 이날 불러 감정의 적절성 여부를 조사했다.
한편 특검팀은 수감 중인 김세욱(5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실 행정관에 대한 조사에서 “현금 6억원으로 땅값과 세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김백준(72) 전 총무기획관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았으며, 시형씨의 대출이자 납부는 청와대 부속실이 맡았다”는 진술을 확보, 김 전 총무기획관과 김인종(67) 전 경호처장의 소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모·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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