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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어린이·청소년 “나는 행복하지 않아요”

입력 : 2011-05-05 10:29:42 수정 : 2011-05-05 10: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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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지수 OECD 국가중 최하위… ‘학업압박’ 가장 큰 원인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꼴찌’로 조사됐다. 그만큼 한국 어린이들은 스스로가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염유식 교수팀이 4일 공개한 ‘2011년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 비교’ 결과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는 65.98점에 그쳤다. 비교지표가 있는 23개 OECD 국가 중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염 교수팀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6410명을 설문조사해 세계보건기구(WHO)와 OECD가 각각 2003년과 2006년에 실시한 같은 내용의 조사 연구와 비교 분석했다.

주관적 행복지수에는 자신의 건강상태, 학교생활을 좋아하는 정도, 삶의 만족도, 소속감, 외로움의 크기 등이 반영된다. 65.98점은 1위 스페인(113.6점)보다 47.6점 낮고 OECD 평균(100점)과도 34점 모자라는 수치다. 아시아권인 일본과 중국과 비교해도 한국 청소년이 느끼는 행복도는 크게 낮았다. 올해 설문과 2006∼2007년 청소년정책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러 가지 면에서 행복한가’란 질문에 ‘매우 그렇다’고 답한 우리나라 고교생 비율은 2006년 13.7%, 올해 11.7%에 불과했다. 2006년 같은 질문에 대해 일본 학생들은 32.3%, 중국은 39.1%가 ‘매우 그렇다’고 대답한 것과 대조된다.

염 교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입시 스트레스’를 꼽았다.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스스로를 외롭고 건강하지 않은 존재로 인식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 염 교수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경쟁적인 삶에서 가족과의 연결고리도 탄탄하지 않아 외로움을 느낀다”며 “공부 때문에 잠도 부족해 늘 피곤한 상태도 문제”라고 말했다. 주관적 행복지수가 고학년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점도 입시 스트레스와 낮은 행복도의 상관관계를 뒷받침한다.

교육 성취도와 생활방식을 측정하는 ‘교육’과 ‘행동과 생활양식’ 항목에서는 한국 어린이·청소년들이 최상위 점수를 나타냈다. ‘물질적 행복’과 ‘보건과 안전’, ‘가족과 친구관계’ 등 다른 항목에서도 중상위권을 유지했다.

한편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고학년일수록 ‘가족’이라는 답변이 낮아졌다. 초교 4년생 54.4%가 ‘가족’을 꼽은 반면, 고교 3년생들은 가족(20.5%)보다 돈(26%)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더 높아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조사는 유니세프 행복지수를 모델로 한국방정환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 3∼4월 진행됐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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