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김연경 |
내용은 좀 다르긴 하다. 이경수(109경기 2008득점)는 네 번의 정규리그 통산 공격과 서브, 블로킹 득점을 합한 기록이다. 김연경(87경기 2005득점)은 세 시즌의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합해 공격 득점만으로 얻은 성적이다. 그러나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기록을 달성한 둘이 기록을 바라보는 표정은 엇갈린다.
이경수는 기록 달성에 뿌듯해하면서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팀 성적이 좋지 않고 개인적으로도 꽤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고질적인 허리부상을 안고 있었지만 팀의 공격을 주도해야 한다는 부담은 여전했다.
기예르모 팔라스카와 김요한의 영입으로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었지만 팔라스카는 2, 3라운드가 진행되는 한달 동안 자리를 비웠다. 김요한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레프트인 엄창섭, 이동훈 등도 부상에 시달렸다. 분투했지만 소속팀 LIG는 남자부 프로팀 중 최하위. 더욱이 지난달 17일엔 아마팀 상무와의 경기에서 프로팀 중 처음으로 지며 체면을 구겼다. 팀의 기둥인 이경수로서는 이래저래 맘이 상할 수밖에 없다.
김연경은 다르다. 어느 것 하나 부족할 게 없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26일 일찌감치 정규리그 3연패를 확정했다. KT&G와 GS칼텍스의 플레이오프 결과를 느긋하게 지켜보며 챔피언 결정전을 기다리게 됐다. 챔피언 결정전마저 거머쥐면 통합우승 3연패다. 자신의 성적도 나무랄 데가 없다. 10일 현재 공격종합(47.99%)·시간차 공격(62.24%) 1위이고, 득점(637점)·오픈공격(34.91%) 2위다. 시즌 내내 욕심을 부렸던 MVP 수상도 유력하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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