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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 순응 모옌이 어떻게"…뿔난 中 지식인들

입력 : 2012-10-13 00:33:14 수정 : 2012-10-13 00: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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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첫 노벨문학상 수상 속 비난 쇄도 중국 소설가 모옌(莫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두고 중국의 자유 지식인 사이에서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소설가 모옌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풍자하며 중국 인터넷에서 퍼지고 있는 사진.
출처:twitter.com/hexiefarm
‘베이펑’(北風)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유명 블로거 원윈차오(溫雲超)가 전면에 나섰다. 그는 모옌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중국작가협회의 부주석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모옌이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주요 책임 인사 중 한 명”이라고 비판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12일 보도했다. 그는 “온몸에 대변이 묻은 사람이 아무리 훌륭한 요리를 만들었다 해도 삼키기가 쉽지 않다”며 “모옌은 인본주의적 이상의 정신이 부족하고 수상자격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주 전 노벨상 심사위원회에 모옌의 수상 가능성에 대해 항의하는 이메일을 보냈는데, 위원회가 상을 취소할 때까지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민주화운동의 아버지라 불리는 웨이징성(魏京生)도 “스웨덴 한림원이 모옌을 수상자로 결정한 것은 그가 다른 작가에 비해 체제순응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중국 지식인과 작가 탄압의 계기가 됐던 마오쩌둥(毛澤東)의 ‘옌안(延安) 문예좌담회 연설’ 70주년 기념출판에 모옌이 참여한 점을 문제 삼으면서 “한림원이 진정한 문학성을 따지는 대신 중국 당국과 큰 거래를 했다”고 비난했다.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는 모옌을 정부의 꼭두각시라고 깎아내렸다.

인터넷에서는 모옌의 노벨상 수상을 풍자해 노벨상 메달에 들어있는 노벨의 입에 검정 테이프를 붙인 사진이 나돌고 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중국 소설가 모옌이 2005년 베이징에서 인터뷰 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논란을 의식한 듯 모옌은 “사람들이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시대”라면서도 “정치, 사회문제를 조명하는 것은 작가의 책임이며 나의 작품은 사회비판을 담고 있다”고 항변했다. 또 언급을 피하던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에 대해 “자유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권력서열 4위로 문화·선전을 담당하는 리창춘(李長春) 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11일 모옌이 부주석으로 재직 중인 중국작가협회에 축전을 보냈다.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는 ‘이번 수상은 개혁·개방의 성과’라고 호평했다.

수상발표 이후 베이징의 주요 서점에는 그의 대표작 대부분이 불티나게 팔려 품절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주춘렬 특파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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