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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클릭, 온라인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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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9-14 23:08:53 수정 : 2012-09-14 23: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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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만 까딱하면 무료 강연 즐비
인생·운명 바꿀 수 있는 기회의 창
나이가 들수록, 세상에 일가를 이룬 사람일수록 자신의 태도나 스타일을 고수하려 한다. 몸에 익숙한 대로 살아가는 게 편하기 때문에 좀 잘못된 점이 있다 하더라도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개성이 강한 스타일은 자신은 괜찮을지 모르나 귀를 꽉 틀어막고 살아가는 것 같아 주변사람이 보기에는 무척 답답하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어떤 면에서든 배워야 하며, 단점을 고치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 성숙한 태도 아닐까. 삶을 조금만 성찰하는 눈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 삶이 우리에게 던진 과제이고, 노력하지 않은 결과 때문에 더욱 가혹한 고통을 받거나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자신의 과거를 통해 배우지 못하는 유일한 동물이 인간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동물은 한번 떨어졌거나 위험했던 곳은 절대 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은 고통을 받게 될지언정 태도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영화 ‘예스맨’은 ‘노(No)’라는 부정적인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대출회사 상담직원이 ‘예스맨’ 강연에 참석하게 된 것을 계기로 인생이 바뀌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노’ 스타일 때문에 아내도 결혼 6개월 만에 다른 남자에게 가버리고 가장 친한 친구마저 등을 돌린 채 외롭게 살아간다. 직장에서의 승진도 물 건너 가버리고 하루하루를 죽인 채 희망 없이 살아가고 있었다. 벼랑 끝까지 몰린 그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권유한 강연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다. 강연을 듣고 난 후 ‘긍정적인 사고가 행운을 부른다’는 강연 프로그램 규칙에 따라 모든 일에 ‘예스’라고 대답하기로 결심하고 실행한다. 험상궂은 노숙자가 차를 태워 달라고 해도,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고 해도 뭐든지 ‘예스’를 하다 한밤중에 차에 기름이 떨어졌지만 노숙자가 다 써버린 배터리 때문에 전화도 하지 못하고 걸어서 주유소에 간다. 그 결과 오히려 연인도 생기게 되고 ‘예스’를 남발할수록 행복이 다가오는 해프닝을 그리고 있다. 너무 심하게 예스를 하다 여러 부작용이 생기자 다시 ‘노’라는 말을 입에 담게 된다. 그러자마자 불행이 기다렸다는 듯 달려들기도 한다. 또한 사랑해서가 아니라 ‘예스맨’의 규칙을 지키기 위해 자기를 만난 거냐는 연인의 오해도 생긴다. 그러나 강연으로 인해 변화된 태도는 결국 행복을 되찾게 한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한 강연이 인생이나 운명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산모만 태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멋진 미래를 잉태하기 위해 우리 자신에게 태교를 하듯 좋은 정보를 보고 듣는 기회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좋은 강연이 널려 있다. 강연을 듣기 위해 직접 강연장을 찾는 것도 좋지만, 오늘날과 같은 유비쿼터스 시대는 컴퓨터 접속만으로도 좋은 강연을 들을 수 있다. 강연문화도 바뀌게 된 것이다.

대학도 온라인 무료강의 프로그램인 OCW(공개강의·Open Course Ware)를 통해 좋은 강연을 일반인에게도 열어놓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 석학의 강연도 들을 수 있고, 관심분야의 전문가 강연도 들을 수 있다. 여러 대학의 OCW도 감동적이며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명사를 초청해 제공하고 있다. ‘대학공개강의’라는 고등교육 교수학습자료 공동활용 서비스를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바야흐로 평생교육의 시대가 열렸다. 그것도 앉은 자리에서 손가락으로 클릭만 하면 인생을 바꾸게 될 좋은 강연을 들을 수 있다.

빗장을 걸고 닫혀 있는 사람보다는 정보나 타인에게 열려 있는 사람이 행복을 위한 지름길에 훨씬 더 가까이 있는 셈이다. 자, 이제 마우스 클릭만 남았다.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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