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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총련은 간판을 내릴 결단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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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4-01 09:22:01 수정 : 2008-04-01 09: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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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이 며칠 전 신임 의장을 뽑으려다 아무도 후보로 나서지 않아 의장 선거가 무산됐다. 의장 후보자 등록 마감을 한 달이나 연장했는데도 이마저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우리 사회 그 어디로부터도 공감을 사지 못하는 한총련의 의장에 나설 사람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시대착오적이고 급진적인 학생운동으로 일관하려는 한총련을 그 누가 거들떠보겠는가.

한총련은 대법원으로부터 ‘북한의 활동을 찬양·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행위’를 하는 친북(親北)·이적(利敵)단체로 두 차례나 단죄됐지만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들의 폐쇄성 때문이다. 한총련은 시대적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2006년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때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미국이 아닌 북한의 선군정치 때문’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했다. 지난 한 해에만도 북한을 찬양하는 성명을 10여차례, 반미성명을 5차례나 내놓았다.

1993년 출범한 한총련은 한때 230개 대학에 10만여명이 가입한 적이 있었다. 학생운동의 핵심이던 서울대가 “학생회의 주인인 학우를 학생운동의 객체로 전락시킨다”며 탈퇴한 뒤 여타 대학이 뒤따랐다. 현재 30여개만 남았다. 한총련이 추구하는 이념과 내용이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총련이 몰락의 길로 들어선 것은 그릇되고 좌편향적 이념 투쟁이 불러온 자업자득이다. 종북(從北)주의에 반기를 들고 창당한 진보신당도 북한인권 개선을 총선공약으로 내놨다. 민족해방(NL) 같은 시대착오적 이념과 투쟁이 진보의 간판이 될 수 없음을 알게 된 것이다.

학생운동이 쇠퇴한 탓도 있겠지만 과격한 이념투쟁은 더 이상 시대와 함께 호흡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념투쟁은 구시대의 유물로 박물관에 보내져야 한다. 한총련은 회복불능의 위기를 맞은 만큼 새롭게 방향전환을 모색하거나 아니면 간판을 떼는 결단만 남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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