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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십니까] 경제 ‘출구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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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6-30 21:15:50 수정 : 2009-06-30 21: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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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자 그동안의 부양책을 서서히 거둬들여야 한다는 출구전략(Exit Strategy)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우세하지만 인플레 우려가 확산되면서 타이밍을 맞춰 선제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출구전략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의 찬반 의견을 들어본다.

반-실물경기 회복단계 신호 없어 시기상조
강호상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정부는 최근 올해 성장률을 ‘-2% 내외’에서 ‘-1.5% 내외’로 0.5%포인트 상향조정해 발표했다. 또 하반기에는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추경 일자리 사업이 본격 집행됨에 따라 고용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이란 판단 하에 올해 취업자 수는 당초 20만명 감소에서 10∼15만명 감소로 수정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는 유가불안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디플레이션 압력, 환율 안정 등으로 전반적인 물가안정 흐름이 지속된다는 분석에 따라 올해나 내년에 2%대 후반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당분간 확장적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 안정에 정책의 중점을 두기로 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지난 3월 이후 경제가 회복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것이란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가 일부 불안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에 대해서 중장기 수급안정을 위해 주택건설을 촉진하며 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주택담보대출 기준 강화 등 선제적 대응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는 점이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이 그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엄청난 유동성을 공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은 미국, 유럽 등 세계적으로 실물경제가 확실한 회복단계로 진입했다고는 보기 어렵기 때문에 아직은 우리 정부도 ‘출구전략’을 구사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판단된다. 다만 앞으로 출구전략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해 적절한 시점에서 정책 실행을 해야 할 것이다.

반-세계경제 아직 ‘암울’… 민간부문 활성화를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


최근 한국 경제는 2008년 9월15일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환율 및 주가를 중심으로 한 금융지표들을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조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하반기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재혼란과 주요국 경기 회복 지연, 국제 원자재가 불안, 원화 강세, 유동성 증가로 일부 자산시장의 버블 재연, 기업 재무건전성 악화, 가계발 경기 침체 심화,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이 가시화될 수 있는 것처럼 한국 경제의 순조로운 회복에 걸림돌이 되는 요인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하반기에도 출구전략의 실행보다는 오히려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민간부문의 경제 활력이 살아날 수 있는 제반 경제여건을 마련하는 데 정책의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재정 지출의 추가 여력 약화 추세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에는 민간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도록 제반 경제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국내 경기의 회복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기회복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하고, 경기 활성화 정책도 지속 유지돼야 한다. 넷째, 산업 구조조정의 원활화 및 부작용 최소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섯째, 경기 부양을 위해 완화된 규제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한 국지적 부동산 가격 급등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섯째, 남북관계 안정을 통한 경제심리 개선이 필요하다.

한편 주력산업의 녹색화 지원, 연구개발(R&D) 지원 강화 등을 통해 전통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녹색 산업 및 기술 관련 투자 촉진 대책을 마련해 지속성장의 발판을 공고히 해야 할 것이다.

찬-위기상황 어느 정도 해소… 정부발표 적절
하성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대내외 경제여건의 전개를 고려할 때 하반기에도 경기회복 위주의 확장적 정책기조를 견지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기본적으로는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올 하반기는 위기 발생 후 1년이 경과되는 시기이고 급박한 위기상황은 어느 정도 해소됐기 때문에 그간 급하게 시행해 왔던 각종 정책지원을 재조정하고 그 지원의 부작용을 줄여 나가는 대책, 즉 출구전략을 제시하고 단계적으로 이를 시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

물론 경기회복 노력과 출구전략의 시행은 서로 상충되는 측면이 있지만 정부가 출구전략을 예측가능하고 단계적으로 적절히 수행하면 그것은 시장의 불확실성과 불안을 해소해 도리어 건실한 경기회복에 기여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현재의 심각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차대한 일이지만 출구전략을 성공적으로 집행하는 것도 향후 우리 경제의 견고한 회복에 중차대한 일이다. 중대한 일은 가급적 미리 준비하고 일찍 대응하는 것이 좋다.

우선적으로 그간 집행하고 있는 한시적 위기지원 대책은 여건 변화를 감안해 보다 과감하게 축소 재조정해야 한다. 그리고 정책 당국은 올해에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봉착될 것으로 예상되고 위기진행과정에서도 부동산 대출의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유의해 하반기에는 이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물론 앞으로 당분간 금리인상 등으로 그간 풀린 과잉유동성 환수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 되지는 않겠지만 정책 당국은 시장금리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정적인 통화 환수를 고려해야 한다.

찬-금융시장 등 안정세… 재정정책 논의 필요
이 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올 하반기부터 출구전략을 시행해야 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위해서 지금부터 재정정책에 있어서 출구전략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응해 신속하고 과감하게 확장적 거시정책을 사용한 결과, 우리나라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있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는 성과를 보였다. 지금 당장 정책기조를 바꿀 필요까지는 없어 보이지만, 현재는 추가적인 확장 조치를 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과 침체 지속의 징후가 여전히 혼합돼 나타나고 있다.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재고조정이 마무리되고, 경상수지는 지속적으로 흑자를 보이고 있다. 반면 고용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무엇보다도 이번 경기 침체의 근본 원인인 해외 경기 침체가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고용시장과 해외시장의 경우에도 최악의 국면은 지난 것으로 보이며, 세계적으로 투입된 대규모의 유동성은 경기 회복 시 과잉유동성으로 작동해 높은 인플레와 경기불안의 요인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현재의 추세가 지속되는 경우 올해 4분기쯤에는 거시정책의 기조를 바꾸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재정정책의 출구전략은 세수 증대와 지출 감소인데, 재정정책이 입안·시행돼 효과를 가지게 되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해 지금부터 어떠한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정리=황온중 기자 ojhw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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