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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문화유산 콘텐츠가 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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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6-15 20:22:21 수정 : 2012-06-15 20: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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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정서·문화 세계적 시각서 해석
상업문화 활용 복합적 발전이뤄야
문화콘텐츠가 지닌 힘은 우리가 예상할 수 없을 정도의 파급효과를 지닌다. 그래서 우리의 문화유산을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어 문화 수출을 하는 것은 물품을 수출하는 것보다 국가이미지 향상이나 경제적 부대 효과에 훨씬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에 한민족의 문화표상이라고 할 수 있는 ‘아리랑’ 관련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고 앞으로도 이어질 예정이어서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중국이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아리랑’을 중국 소수민족의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데 이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확산하고 우리 문화를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한 것이다.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지난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천지진동-아리랑 아라리요’가 열렸고, 15∼17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되는 ‘더 아리랑’에서는 아리랑을 문화콘텐츠로 확산하는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더 아리랑’ 행사에는 학술대회도 개최돼 문화콘텐츠로서의 ‘아리랑’의 현대적 의미와 세계적 무한생성에 대한 이론적 바탕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행사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주최해 큰 의미가 있다. 우리의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확산하기 위한 작업은 문화계·학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계에서만 봐도 중국에서는 최근 5년 내에 완성도 높은 삼국지 관련 영화를 ‘삼국지-명장관우’, ‘삼국지-용의 부활’, ‘적벽대전 1, 2’ 등 여러 편 내놓고 있지만, 근래에 한국 고유의 역사나 문화, 정서를 주제로 세계 시장에 선보인 완성도 높은 영화가 많지 않아 아쉽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내셔널 시네마로 알려질 만한 영화가 더 많이 생산돼야 하는 이유다.

‘아리랑’과 관련된 영화도 많다고는 할 수 없으나 드물지 않게 제작돼 온 편이기는 하다. 나운규의 ‘아리랑’(1926)은 우리나라 민족영화의 효시로 알려져 있고, 그 이후 ‘아리랑’ 속편이나 원작을 리메이크한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아리랑’을 제목으로 하는 영화에는 ‘아리랑아’(1977), ‘수잔브링크의 아리랑’(1991), ‘구로아리랑’(1989) 등이 있고, 최근에는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2011)이 있다. 김 감독의 ‘아리랑’은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해 세계적으로 ‘아리랑’이라는 단어가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리랑 영화에는 ‘아리랑’이 주제가로 사용되거나 핵심 정서를 반영하는 요소로 사용돼 있고, 이외에도 ‘서편제’처럼 ‘아리랑’이 영화 속 주제가로 불렸던 영화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이처럼 우리 민족 고유의 문화유산을 문화콘텐츠로 생산하는 방식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시각을 지닐 필요가 있다. 1990년 이후 세계화가 팽창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와 유산을 세계적 시각에서 보편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함께 짚어가면서 생산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이제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은 한국 내부의 차원을 넘어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져야 되는 시점에 왔기 때문이다. 흘러가는 물결에 가만히 서 있는 것은 뒤로 밀려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이제 문화유산의 콘텐츠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확산돼야 할 것이다. 또한 이는 하나의 장르 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을 넘어 문학, 영화, 드라마, 음악, 무용, 미술, 건축뿐만 아니라 게임 등 대중상업문화를 활용한 여러 문화콘텐츠에서 함께 노력해야 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확산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문화유산 스토리텔링 작업도 함께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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