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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영화한류 콘텐츠 ‘꿰어야 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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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8-12 18:43:05 수정 : 2012-08-12 18: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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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지투어 등 관광자원 개발을
교통·홍보 인프라 본격 구축돼야
‘대장금’의 나라를 보기 위해 서울을 찾아온 루마니아의 젊은 여성을 얼마 전 만난 적이 있다. 그녀는 민속촌과 한옥마을 등을 돌아보고 드라마에 나왔던 장면과 유사한 모습에 감탄을 연발했다. 1년에 한 번 있는 휴가인데 내년에도 한국에 머물고 싶다고 했다. ‘겨울연가’의 촬영지가 일본 여성에게 인기 있는 관광코스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한류 드라마뿐만 아니다. 영화도 문화관광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는 오프닝부터 파리의 관광명소를 편집해 보여줄 뿐만 아니라 베르사유궁전 등 주인공이 관광하는 장면을 통해 파리의 매력을 한껏 보여준다. 또한 주인공이 밤마다 1920년대로 시간여행을 하면서 머물렀던 작가나 화가 등 예술가와 만나게 되면서 파리가 얼마나 많은 문화유산을 품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에는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지 투어가 인기 관광상품으로 운영되고 있다. 영화는 도시에서 가장 풍광이 아름다운 성, 근교의 성당, 호수를 배경으로 촬영됐고, 투어는 영화의 장면을 떠올리게 하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감흥을 자아냈다. 우리나라에서도 ‘레터스 투 줄리엣’의 배경지인 이탈리아의 베로나 관광상품이 출시돼 영화 속 배경지가 관광상품으로도 고부가가치를 생산해낸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개최된 국제영화제 행사 차 내한한 프랑스의 한 교수는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 촬영지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강원도를 다녀갔다고 한다. 영화나 드라마 콘텐츠는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으로 음악산업, 촬영지로 관광산업뿐만 아니라 캐릭터산업의 후속 산업으로의 활성화가 무한대로 가능하다. 이에 한국의 관광명소를 배경으로 하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춘 영화가 생산되고, 이를 잘 활용하는 산업이 뒤따라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일거리 창출에도 보탬이 되고 국가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익산시 금마면에 갔다가 그곳에 마가 많이 생산되며 향가 ‘서동요’의 배경지라는 것을 듣게 됐다. 정부와 익산시에서 서동요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해서 기대가 된다. 작가의 출생지나 활동지역, 작품 속에 나오는 장소를 중심으로 문학관을 지어 문화를 보존하고, 작가를 기리고 지역의 관광수익에도 보탬이 되는 것은 미래지향적 산업구조의 전범이 될 것이다.

청계천 복원작업 시에 구보 박태원의 ‘천변풍경’에 나왔던 빨래터 같은 장소가 만들어지고 박태원 문학관이 건립된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일로 보인다. 그런데 청계천을 거니는 많은 사람 중 과연 몇 명이나 ‘천변풍경’을 떠올릴지는 알 수 없다. 문화관광에는 홍보도 상당히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나 영화촬영지가 알려져 있다고 하더라도 교통편이나 안내홍보가 잘 돼 있지 않다면 활용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지 투어는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신청을 받고 하루에 두 번씩 버스가 고정된 시간에 출발한다. 이처럼 여행안내와 교통편을 활성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콘텐츠를 잘 생산해 놓고도 관리와 운용의 묘를 잘 살리지 못해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많은 해외관광 나들이로 관광흑자국에서 관광적자국이 된 우리나라는 많은 가능성이 잠재된 문화콘텐츠를 개발해 해외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넘어야 할 벽이 많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막힌 벽을 문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마인드는 문화관광 분야에도 필요하다.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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