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통보 없이 전달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중국 베이징 명문 칭화대(淸華大) 방문시 중국 문화재인 중국철학자 펑유란(馮友蘭·1894∼1990)의 서예 작품 족자(사진)를 선물받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이 족자는 우리나라의 문화재청 격인 중국 국가문물국에 등록돼 있는 문물(文物)로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전 국가문물국의 허가를 얻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작품은 문물국의 허가를 받는 과정 때문에 우리 측에 사전 통보가 없이 칭화대 연설 직후 전달된 ‘깜짝 선물’이었다”고 설명했다.
펑유란은 박 대통령이 감명 깊게 읽었다고 밝힌 ‘중국철학사’의 저자다.
이 족자를 보관해온 펑유란의 외손녀는 “박 대통령이 외할아버지의 책을 보신 소중한 친구이기 때문에 선물하는 것이다. 만약 외할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이를 박 대통령께 드리는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실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족자에는 당나라 유명시인 왕창령(王昌齡·698∼756)이 친구 신점을 보내며 지은 ‘芙蓉樓送辛漸(부용루송신점)’이라는 고별시가 쓰여 있다. 이 시 마지막 구절의 ‘一片氷心在玉壺(일편빙심재옥호·한 조각 얼음같이 맑은 마음이 티 없는 옥항아리에 있다)’라는 표현은 주로 친구와의 사이에서 고결함과 순수함을 강조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칭화대가 선물한 족자는 중국 측이 ‘라오펑유(老朋友·오랜친구)’인 박 대통령과의 우정을 기리기 위해 특별히 고른 작품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전날 베이징을 떠나 산시성(陝西省) 성도 시안(西安)을 방문했을 때는 자오정융(趙正永) 산시성 당서기에게서 선물 2종류를 받았다.박 대통령이 2월25일 취임식 날 만찬 연회 때 한복을 입은 모습을 그린 족자와 따오기 한 쌍의 공예품이다.
박 대통령은 족자를 받은 뒤 “꼭 집무실에 걸어놓고 보겠다. 이 그림을 볼 때마다 한국과 산시성의 유대를 많이 생각할 것 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자오 서기는 따오기 한 쌍 공예품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며 “일단 모형을 먼저 드리지만 곧 이 지역 따오기가 한국으로 가게 된다”고 말했다.
베이징·시안=남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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