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늦어도 내주초에 인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7일 “후임 주미대사 인선은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결정하려고 한다”며 “후임 주미대사는 미국 사정에 정통하고 당장 투입해도 일을 할 수 있도록 외교적 능력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인선 기준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천 수석이 커리어(외무고시 출신 정통 외교관료) 중에서는 최고 적임자라는 말이 있다”고 전해 천 수석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외시 출신의 새누리당 박진 의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되지는 않았으나, 이름이 올라온 사람들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하마평에 올랐던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현 대통령 통일정책특보)은 외교 경력이 없다는 점, 사공일 무역협회장은 고령이라는 점,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은 현직 장관을 주미대사에 직행시킨다는 것이 부담이라는 점을 들어 후보군에서 제외됐음을 시사했다.
부산대를 졸업하고 외시 11회 출신인 천 수석은 그동안 대북 원칙론을 지키면서도 유연한 전략적 마인드로 청와대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는 평을 듣는다.
그가 낙점되면 1948년 8월 정부 수립 이후 첫 지방대 출신 주미 대사가 탄생한다. 한국 외교의 간판인 주미 대사는 1990년대 이전에는 미국, 일본(일본육사 포함) 유학파가, 1990년대부터는 한승수 전 대사(연세대)를 제외하고는 서울대 출신이 줄곧 맡았다.
이 관계자는 한 대사의 전격 사임을 둘러싼 갈등설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한 대사가 두 명이면 한 명은 주미대사에, 한 명은 무역협회장을 시키고 싶을 정도로 애정이 깊다”며 일축했다. “대통령은 사공 무역협회 회장의 연임을 바랐으나 고사를 했다. 사공 회장 후임을 찾던 중 마침 귀국해 있던 한 대사와 (15일) 만나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왔는데 한 대사가 수용했다”는 설명이다.
김청중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