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전 총장은 14일 공동대표단 회의에서 해임됐다. 그는 이 결정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듯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직을 공식 사퇴한다”는 ‘퇴임의 변’을 남겼다.
그는 중앙위 의장인 심상정 공동대표와 부의장 유시민 공동대표의 온라인 토론회 서버를 차단한 데 이어 중앙위 전자투표를 불허해 ‘하극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당권파가 쿠데타를 시도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중앙위 의장인 심 대표에 대해선 “의장으로서 지위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당권파의 논리를 사무총장이 그대로 주장한 것이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날 ‘당권파의 5·13 쿠데타’라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당권파의 속셈은 지속적 회의 방해로 당 중앙위를 무산시킨 뒤 지도부 공백 사태가 발생하면 당권파인 장 총장 체제로 임시지도부를 구성하고, 다음달 1일 국회가 개원하면 원내대표를 선출해 원내대표가 사실상 당을 운영하는 체제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장 전 총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일단락됐지만 당내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무총장이 지휘하는 총무실은 당 회계·재정·당원 관리을 맡은 핵심부서다. 2008년 경기동부연합을 중심으로 한 당권파가 다른 정파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은 곳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가 지분을 나눠 통합할 때에도 사무부총장 자리는 정파별로 배분했지만, 총무실 회계·재정 부문은 그대로 유지됐다.
비당권파에서는 혁신의 대상으로 총무실을 지목하고 있다. 경기동부의 브레인으로 알려진 이석기 당선자가 대표로 있던 기획사 CNP전략그룹이 당의 홍보 관련 사업을 사실상 독점할 수 있었던 것도 당권파가 총무실을 장악했기 때문이라는 인식이다.
총무실은 또 온라인 투표 시스템 개발 경험이 없었던 A사와 수의계약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부실경선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장 전 총장은 사퇴했지만 여전히 총무실은 당권파에 맡겨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동부 출신으로 알려진 백승우 사무부총장이 총무실의 실세라는 분석이 나온다. 백 사무부총장의 부인은 경기동부 출신의 김미희 당선자다.
김 당선자는 이날 김선동, 오병윤, 이상규 당선자 등과 함께 중앙위 전자회의 효력과 공동대표단 권한을 부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