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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기 이야기] 첫 한국모델 K-1 전차… 한때 '88전차'로 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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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1-09 10:16:49 수정 : 2013-01-09 10: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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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기 이야기] <17> 육군 기갑전력… ⑤ 첫 한국모델 K-1 전차
현재 육군 주력 전차인 K-1 전차는 한국군의 첫 독자 모델이다.

1970년대 후반기에 조립·제작된 M48A3K나 M48A5K는 미국에서 만든 전차에 ‘K’자만 붙인 것으로 엄밀히 말해 독자 모델이라고 할 수 없다.

K-1 전차는 최초 설계 단계부터 한국에서 운용될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한국의 지형과 운용여건에 맞게 설계한 ‘한국형 전차’라는 얘기다.

1981년 12월 한국 정부는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사에 6000만달러를 지급하고 시제품 개발 계약을 맺었다. 정부가 내건 요구사항은 산악이 많고 평지가 적은 한국 지형에 적합한 전차를 개발해 달라는 것.

이 과정에서 당시 우리나라는 전차의 작전요구성능(ROC)을 제시하기 위해 제너럴다이내믹스에다 ROC를 자문해야 했다. 판매업자에게 어떤 형태의 물건을 주문해야 할지를 물어봤다는 것인데, 전차 개발 노하우와 경험이 없었던 탓에 나온 웃지 못할 상황이었다.

오늘날 무기개발사업에서 구매국이 업체에다 상세한 ROC를 제시하는 것에 비춰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개발은 당시 최신형 모델인 미국 M1 전차를 기반으로 했다. M1은 1980년 미군에 배치되기 시작한 그야말로 ‘따끈따끈한’ 신제품이었다.

우리 정부는 개발 비용을 줄이고 성능을 담보하기 위해 M1 전차를 기반으로 한 독자 모델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M1과 K-1의 가장 큰 차이는 엔진이었다. 한국 측은 차체를 기존의 M1보다 줄여 달라고 요구했고, 이 때문에 가스터빈엔진을 쓰지 않고 독일산 디젤엔진을 탑재하는 쪽으로 설계됐다.

당초 미국 TCM사의 디젤엔진를 탑재하는 것으로 추진됐으나 시험평가 중 엔진 과열로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하자 독일 MTU사의 엔진으로 교체됐다. 이밖의 분야에서는 M1 전차와 차이점은 그다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운용 과정에서 험한 산악지형에서 자주 기동하다보니 서스펜션 부분에 많은 무리가 왔다.

K-1은 유기압식 현수장치(HSU)를 사용했다. 유압과 기압을 동시에 이용하는 충격흡수장치다.

배치를 시작한 1987년 이후 1990년대 초반까지 HSU의 잦은 고장으로 육군 정비창에서 골머리를 앓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K-1 양산은 현대정공(현대로템)이 맡았다. 현대정공은 개발사인 제너럴다이내믹스로부터 설계도와 각종 기술자료를 넘겨받아 M48A3K 등의 조립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K-1 전차 대량생산에 나섰다.

개발이 끝난 K-1 전차는 1987년부터 실전배치됐고 1990년대 중반까지 양산돼 현재 1000여대가 육군에서 운용되고 있다. K-1 전차는 ‘88 전차’로도 불린다. 개발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88올림픽 유치를 기념해 붙인 것인데 지금 이 별칭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안두원 기자 flyhig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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