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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쌍둥이, 자신들이 태어난 병원 간호사 되다

입력 : 2010-02-16 17:20:53 수정 : 2010-02-16 17: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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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1월의 늦은 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당시 중앙길병원(현 가천의과학대학교 길병원)에서 4명의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1989년 인천 길병원에서 태어난 네 쌍둥이 자매 둘째 황설, 넷째 밀, 셋째 솔, 첫째 슬(왼쪽부터)씨가 16일 오전 모두 길병원 간호사로 첫 출근, 이길여 이사장(가운데)과 함께 병원을 둘러보고 있다.

77년 매·란·국·죽 자매가 태어난 이후 국내에서 2번째로 일란성 여아 네쌍둥이가 태어난 것. 황슬(21)·설·솔·밀이라고 이름이 지어진 이들은 강원도 삼척의 광산 노동자인 황영천·이봉심 부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무럭무럭 자랐다.

 이로부터 21년이 지난 2010년 1월 16일 오전 10시 인천 길병원에 다 자란 4명이 다시 들어섰다. 모두 환자가 아니라 길병원 간호사로 첫 출근한 것이다.

 2007년 슬과 밀은 수원여대 간호학과에 설과 솔은 강릉영동대 간호학과에 모두 합격했고, 올해 1월 치러진 50회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하면서 꿈을 이뤘다.

 네 쌍둥이가 모두 길병원의 간호사게 되게 된 것은 이길여 가천의대 길병원 이사장과의 오랜 인연이 바탕이 되었다. 이 이사장은 네 쌍둥이가 건강하게 태어난 것에 감동해 수술비와 입원비를 받지 않았다. 또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하면 장학금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네 쌍둥이가 대학에 합격하자 입학금과 등록금으로 2300만원을 전달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열심히 공부하면 길병원 간호사로 뽑겠다”고 다시 약속했다. 그리고 지난 10일 네 쌍둥이가 간호가 국가고시에 전원합격 하자 3년 전 약속대로 이들을 모두 길병원 간호사로 채용했다.

 네 쌍둥이의 맏이인 황슬씨는 “이길여 이사장님께서 저희와의 약속을 지켰듯이 우리 자매들도 이사장님께 약속 드렸던 대로 가난하고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열심히 섬기는 가슴 따뜻한 간호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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