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속에 저소득층의 ‘복권 대박’ 꿈이 더 강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복권 구입액은 33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6원보다 9.1% 감소했다.
그러나 소득 계층별로는 저소득층인 1분위(소득 하위 20%)와 2분위(하위 20∼40%), 3분위(중간층)는 증가한 반면 소득이 높은 4분위(상위 20∼40%)와 5분위(상위 20%)는 감소해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
복권 구입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계층은 2분위로 작년 1분기 268원에서 올해 1분기 352원으로 31.2% 증가했다. 2분위의 복권 구입액은 2007년 4분기(-15.3%)부터 작년 3분기(-11.8%)까지 4분기 연속 감소했으나 본격적인 실물경기 침체가 시작된 작년 4분기(0.3%) 증가로 돌아선 뒤 올 1분기 그 폭이 확대됐다.
소득 최하층인 1분위 역시 복권 구입액이 작년 1분기 167원에서 올 1분기 204원으로 22.0% 늘었다. 1분위의 복권 구입액 증감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작년 3분기(29.8%) 이후 3분기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소득 중간 계층인 3분위의 복권 구입액은 모든 계층 가운데 가장 많은 426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분기 411원보다 3.7% 불어난 액수다. 3분위의 구입액은 작년 4분기(1.2%)에 이어 올 1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늘었다. 이와 달리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5분위의 구입액은 작년 1분기 531원에서 올 1분기 367원으로 30.9%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5분위는 2007년 2분기(-1.0%) 이후 8분기째 감소세를 이어갔고, 4분위 역시 311원으로 작년 1분기(450원)보다 30.8%나 줄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생활이 어려워진 저소득층이 ‘인생 역전’을 꿈꾸면서 복권을 많이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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