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대우건설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기업은 추후 대우건설 경영권도 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연말 구조조정 계획을 전격 발표한 금호그룹과 채권단은 연초부터 채권단협의회 개최 등의 절차를 거쳐 2월 말까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계획을 확정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금호그룹이 자체 정상화를 추진키로 한 금호석유화학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지 않으면 워크아웃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룹 오너 일가에는 보유 주식 뿐 아니라 부동산도 담보로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 대우건설 인수 착수..포스코 등에 투자요청
3일 금융당국과 채권단에 따르면 사모투자펀드(PEF)를 조성해 대우건설 인수키로 한 산업은행은 자본력이 튼튼하면서 건설업을 영위할 수 있는 국내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이 3~5년 후 정상화 궤도에 오르면 전략적 투자자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대우건설 인수방안을 마련해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제안서를 보내고 직접 전략적 투자자도 찾아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포스코도 직접 찾아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PEF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며 "이외에도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인 동국제강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에도 투자 여부를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자본력이 있으면서 건설업을 운영할 능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우선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한 뒤 필요하면 해외 기업들에도 투자 참여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대우건설에 대한 투자 차익을 노리는 재무적 투자자만 있으면 정상화가 상대적으로 늦어질 수도 있다"며 "PEF를 통해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가능한 이른 시점에 전략적 투자자에 경영권을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의 PEF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대기업은 추후 대우건설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 금호그룹 내달말까지 구조조정방안 확정
금호산업[002990]과 금호타이어[073240]의 워크아웃 작업도 연초부터 본격 추진된다.
금호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주 은행 등 채권금융기관들에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계획을 전달하고 채권단협의회에 참석할 것을 통보했다.
채권단은 6일 첫 회의를 하고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동의를 받을 계획이다.
이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채무를 동결하고 6~8주간 실사를 거쳐 이르면 2월 말까지 채무조정방안을 포함한 워크아웃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워크아웃 계획이 확정되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채무를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과 감자(자본감소), 구조조정 등을 실시하게 된다. 현재 500%가 넘는 금호산업 부채비율도 300% 안팎으로 낮춰야 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산업에 대해서는 채권단 출자전환과 감자를 해야 한다"며 "목표 부채비율과 출자전환 규모, 감자비율 등은 실사와 채권단회의를 거쳐 결정된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의 출자전환 규모는 2조 원 내외가 될 전망이다.
또 채권단 자율협약을 통해 자체 정상화를 추진하게 되는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는 약식 실사와 채권단회의를 거쳐 정상화 방안이 마련된다.
채권단은 이 두 회사에 채무 상환 유예, 만기연장 등을 추진하되 출자전환은 하지 않기로 했다.
채권단은 그러나 금호그룹이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에 대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마련하지 않으면 워크아웃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금호 측에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어 자체 정상화를 추진하라는 명분을 주고 강력한 구조조정 계획을 요구했다"며 "금호석유화학의 구조조정 계획이 미흡하면 워크아웃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채권단은 금호그룹 오너에 부실 경영에 따른 구조조정 책임 이행을 위해 보유 주식 이외에 보유 부동산도 담보로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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