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MBC에서 열린 ‘2012 MBC연기대상’에서 ‘마의’의 조승우가 대상을 받았다. 조승우가 첫 드라마 출연작을 통해 최우수 연기상에 이어 대상까지 거머쥔 것은 이변이라는 평가다.
‘빛과 그림자’ 주인공 안재욱이 무관에 머무른 것도 의아함을 자아낸 수상 결과다. 20% 넘나드는 시청률로 14회 연장되며 MBC에 효자 노릇을 한 ‘빛과 그림자’는 특별기획 부문 여자우수연기상 손담비와 남자황금연기상 전광렬을 내는 데 그쳤다.
MBC의 ‘빛과 그림자’ 홀대는 시청자의 눈과 귀를 의심케 했다. 시청자들은 ‘빛과 그림자’ 강기태 역으로 드라마의 중심축을 맡은 안재욱의 수상에 의심을 품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안재욱은 특별기획 부문 최우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조승우에게 상을 내주며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같은 수상 결과에 시청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상식 직후 ‘안재욱’이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올라온 것만으로도 수상 결과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는 방증이다.
사실 이날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김재원, 한지혜, 조승우, 성유리, 김수현, 한가인의 면면에 비할 때 안재욱이 상을 받지 못할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빛과 그림자’ 안재욱은 시청률과 연기력뿐 아니라 14회 연장 결정으로 MBC에 대한 기여도 또한 상당했음에도 잔치에서 소외받은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이날 최우수 연기상과 대상을 받은 조승우마저 예상치 못한 수상 결과에 얼떨떨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조승우는 수상자로 호명되자 “사실 신인상이 받고 싶었다”고 당황스러움을 드러냈다. 데뷔 13년 만의 첫 드라마에서 단숨에 ‘대상’을 차지한 것은 그의 말처럼 “어깨가 무거워지는 일”로 적잖은 부담감으로 다가올 터.
조승우가 방송 신인임에도 첫 드라마에서 발군의 연기력과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것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과연 한 작품으로 최우수상과 대상까지 받는 것이 타당했는지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조승우로서도 수상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달가울 리 없다.
조승우는 대상 수상소감에서 “안재욱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수상에 실패한 안재욱도, 안재욱을 제치고 수상한 조승우도, 안재욱의 수상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시청자도 불편함이 가득한 수상결과였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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