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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月 2만5천원 웬말” WOW 불매 확산

입력 : 2005-01-19 16:24:00 수정 : 2005-01-19 16: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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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선 1만5천원…우릴 봉으로 봤다"
네티즌 8000여명 불공정약관 거센 반발
블리자드 "게임 무료다운 따른 합리적 가격"
‘미안하다. 와우 안 한다.’ ‘애기야 가자. 와우 하면 안 된다.’ 18일 상용화를 시작하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World Of Warcraft)’에 대한 게이머들의 불매운동이 사상 유례없는 규모로 확산되고 있다. 게이머들은 지난주 WOW의 한국 유통을 맡고 있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가 밝힌 월 2만5000원의 요금 정책에 대해 “한국 게이머를 봉으로 보는 처사”라며 반발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WOW 불매를 위한 서명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18일 현재 서명 운동에 참가한 게이머 수는 8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WOW는 ‘국민게임’으로 알려진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등을 제작한 ‘흥행 보증수표’ 블리자드의 첫 다중접속 온라인 게임. 이 게임은 지난 11월 오픈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동시접속자 수가 20만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성공가도를 달렸다. 이 때문에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WOW의 유료화 정책이 어떤 모습을 띨 것인지 업계와 게이머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지난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코리아 측이 유료화 정책을 밝히면서부터 불거졌다. 블리자드 측이 밝힌 정액료는 월 2만5000원. 미국 현지 가격인 월 1만5000원보다 비싸게 서비스료가 책정되자 유저들은 즉시 반발하기 시작했다.
블리자드 측은 “한국에서는 게임을 무료 다운로드 받지만, 미국의 경우 5만2000원 상당의 패키지와 그 이후 추가 확장팩을 따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의 월정액이 높게 책정됐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유저들은 한국과 미국의 소득수준 차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가격정책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온라인에서 WOW 불매를 주도해 게이머 8000여명의 서명을 받은 ‘와우 정식 요금인하 서명운동 카페’(cafe.naver.com/wowp.cafe) 운영자는 지난 17일 직접 회사측을 방문, 상담을 갖기도 했다. ‘blueharp’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운영자는 공지글을 통해 “합리적 요금정책을 요구하는 물음에 ‘저희가 답변드릴 수 없는 부분입니다’라는 답변만 들었다”며 “정말 우리가 블리자드를 신뢰했다는 것만으로, 게임성 하나 우수하다는 것만으로 이런 수모를 겪어야 하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가격정책에 대한 게이머들의 불만은 ‘불공정 약관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WOW 약관의 불합리성을 조목조목 따진 한 네티즌은 게시판 글을 통해 “약관에 ‘미국 상법 2-312(3) 및 또는 기타 이에 상당하는 주법에 제공될 수 있는 침해행위에 반하는 보증은 명시적으로 부인된다’고 돼 있다”며 “블리자드는 한국을 미국의 주로 보고 있다”고 반발했다.
게이머들은 ‘보상의 기준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판단한다’, ‘72시간 이내의 서버다운에 한하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책임은 없다’, ‘사전 공지되는 경우 서버 다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 등으로 요약되는 약관의 내용이 ‘불평등하고 비상식적이며 고자세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상에는 WOW의 고가요금제를 비난하는 내용의 패러디물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제공=와우 정식 요금인하 서명운동 카페
특히 반발하는 게이머들 가운데는 WOW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결제확정 고객’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WOW의 국내 성공 가능성에도 의문을 던지고 있다. 지난해 3월 비공개 서비스부터 WOW를 해왔던 200여명 규모 길드 ‘WarSong’의 대표 게이머는 WOW 공식 홈페이지에 “WOW는 지금과 같은 고자세적 마케팅과 약관, 서비스로는 대한민국 게임 유저들에게 반감을 사고 외면당하여 사장당할 위기에 봉착했다”며 ‘경고성 글’을 남겼다.
게다가 17일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는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를 통해 “대한민국의 2만5000여 인터넷PC방 사업주들을 대표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코리아에 대한 전면적이고 무제한적인 불매 캠페인 전개를 선언한다”고 밝혀 WOW 불매운동은 거침없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유저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측은 향후 가격정책을 제고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고 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WOW는 지난 6년간 500억원 이상을 들여 만든 대작이며, 향후 콘텐츠 업데이트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계획”이라며 “한국 내 서비스 가격은 이 같은 비용을 고려하고 전문적 마케팅 조사를 통해 산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우한울 기자 erasm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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