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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GM푸드 = 프랑켄푸드’ 인식 확산

입력 : 2008-06-09 14:27:50 수정 : 2008-06-09 14: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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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어죽어도 GMO 식품 안먹겠다” 에디오피아 등 원조 거부

[이허브] GMO 위해성 논란이 거의 없던 시절, GMO는 미래 인류의 식량과 기아문제를 해결할 ‘희망’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유전자 조작으로 원하는 성능과 기능을 가진 ‘강력’ 식품이 등장한다는 것은 인류의 역사를 새롭게 쓸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현재 GMO의 여러 위험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GMO 식품의 생산과 확산에 우려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미국 GMO 생산과 유통 가장 활발
몬산토, 자금력 바탕으로 시장 확대

최초의 GM 식품은 1994년 미국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승인을 얻어 칼젠 기업에서 제조한 ‘무르지 않는 토마토’다. 미국 몬산토는 1995년 강한 제초성분에도 견딜 수 있는 콩을 생산해 판매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다국적 농화학 기업들이 GM 식품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기업들에게 GM식품은 블루오션이었다. 상품화에 성공하면 엄청난 이윤을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80여종의 GMO가 1억1000만 헥타르(2007년 기준)에서 재배되고 있다. GMO 생산량의 96%는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중국, 브라질에 집중돼 있다. 

이중 가장 많이 GMO를 생산해 유통하는 미국에서는 옥수수, 콩, 감자, 토마토 등 39개의 품종이 FDA의 허가를 받아 시판 중에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몬산토로, 이 기업은 GM식품을 광범위하게 제조, 판매하고 있다. GMO 반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몬산토는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유통에 앞장서고 있다. 일부 환경단체에서는 GMO 식품을 식별할 수 있도록 표시 라벨 부착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행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 ‘GMO 의무표시제’ 등이 제정되지 않도록 압력을 가하는 등 몬산토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체에 악영향…특히 아이들에 위험”
 
환경운동가들과 생명공학 전문가들은 꾸준히 GMO의 위해성에 관한 실험과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1998년 8월 영국 로웨트연구소의 실험 결과 유전자 변형 감자를 먹인 쥐 실험에서 쥐의 면역체계와 질병 저항력이 크게 감소된 것으로 밝혀졌다. 2000년 11월 영국 아벤티스연구소의 연구에서는 GMO옥수수를 먹인 닭이 보통 옥수수를 먹인 닭보다 2배 많이 죽은 것으로 조사됐다. 

2002년 미국 몬산토에서도 GMO 옥수수를 먹인 쥐들이 일반 쥐에 비해 콩팥이 작고 혈액 성분변화가 일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몬산토가 연구결과를 숨겼다가 2005년에 뒤늦게 이같은 사실이 언론에 밝혀졌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사가 결국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인체에도 직접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증거라며 이를 근거로 GMO의 생산, 유통을 반대하고 있다.

최근 생명공학 연구자들도 어린이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아토피나 식품 알러지 증상이 GM식품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어떤 생명체의 유전자에 다른 종이 삽입될 경우 기존에 없던 새로운 물질이 생성돼 이를 섭취하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독성이 생기거나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GMO는 어른보다 아이에게 더 위험할 수 있고 심할 경우 정신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시민단체들 GMO판매업체에 손배소

이런 추세 속에 미국 내에서 GMO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맥도날드가 GMO 감자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가 하면 시민단체에서는 몬산토 등 GMO 기업들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시작했다.  ‘GMO식품=프랑켄푸드’라며 검증되지 않는 GM푸드의 안전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람들도 늘어나면서 GMO-free 선언을 하는 식품업체들이 점차 늘고 있다.

유럽에선 ‘GM 푸드=프랑켄 푸드’ 인식 뿌리내려

유럽은 미국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GMO의 문제점에 대해 좀 더 빠르게 인식하고 식품으로 사용하지 않는 등 진작부터 GMO에 적극 대응해 왔다. 유럽은 이미 1990년대 중반, GM푸드가 확산되기 시작할 무렵부터 소비자단체, 환경단체, 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GM 푸드=프랑켄 푸드’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활동을 강하게 펼쳐왔다. 이 때문에 유럽의 유통업체와 식품업체들은 GM식품을 판매할 수 없었고 기업 이미지를 고려해 ‘GM식품 판매 금지’ 등을 선언해야 했다. 또 GMO사료를 먹인 소고기, 돼지고기 등 축산물조차도 판매하지 않고 있다. 

또 이미 1997년부터 다양한 GMO 안전장치와 규제를 만들고 있다. 유럽연합은 또 1998년 GM식품 생산·유통에 관한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2000년에는 캐나다에서 세계 150개국 대표들이 모여 GMO식품 무역을 규제하는 ‘생명공학안전성의정서’를 채택하도록 선도하는 등 GMO 반대 움직임에 가장 적극적이다.  

특히 프랑스는 GMO 생산국가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슈퍼마켓에서 GM식품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는 생산되는 GMO는 다른 나라의 동물사료나 기타 용도로 모두 수출되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GMO 식품 거부 경향이 강한 나라 중 하나이며 대부분 유럽 국가들도 이러한 성향이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아프리카 “GMO원조 안받겠다” 

GM식품을 거부하는 추세는 유럽에서 뿐만이 아니다. 기아 문제로 허덕이고 있는 에디오피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GMO 원조는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인체에 어떤 악영향을 줄지 알 수 없다는 판단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들의 GMO 원조 거부 선언의 상징성은 매우 크다. GMO 찬성론자들의 중요한 논리 중 하나가 바로 ‘GMO 생산= 기아문제 해결’ 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당장의 배고픔보다는 그보다 훨씬 무서운 GMO의 위험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유럽으로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입장에서 GMO 식품을 재배할 경우 이를 거부하는 유럽의 정책상 판매통로가 막힐 수 있다는 우려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전세계 식품전문가와 환경운동가들은 “GMO의 위해성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실험을 통해 어느 정도 입증이 되었다”며 “이러한 우려가 일종의 ‘가능성’일 뿐일지라도 안전성이 명확히 밝혀지기 전까지는 생산과 섭취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임삼미 기자 sm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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