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故최진실 유족, 법정공방 어떻게 될까

탤런트 고 최진실씨 유족과 전 남편 조성민씨 간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질 조짐이다. 최씨가 남긴 재산 관리와 둘 사이에 낳은 자녀 장래를 놓고서다.

조씨는 “친권자로서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최씨 사망 직후 끝까지 빈소를 지키며 전 남편으로서 도리를 다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된 조씨가 요즘은 최씨 팬한테서 ‘악플’ 공세를 받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법정 판단으로 갈 경우 조씨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다. 민법 909조 3항이 “부모 중 일방이 친권을 행사할 수 없는 때에는 다른 일방이 이를 행사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다. 

일부에선 2004년 조씨가 최씨와 이혼할 때 양육권을 포기한 것을 근거로 “조씨가 친권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친권은 부모 의무라서 포기될 수 없는 권리”라고 단언한다.

 물론 조씨가 자녀를 직접 맡아 기르겠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는 논란이 불거지자 “아이들 정서상 외할머니와 외삼촌 양육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자녀가 미성년자인 경우 친권자가 이들을 대신해 재산관리권을 행사한다는 점이다. 조씨는 이미 “고인이 남긴 재산 중 한 푼도 관리하거나 사용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최씨 유산을 관리하더라도 자녀를 위해 전부 쓰겠다는 것이다.

◇ 고 최진실씨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전 남편 조성민씨가 입관식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이제원 기자

하지만 유족 입장에선 100억원대로 알려진 최씨 유산이 조씨에 의해 관리되는 것을 용납하기 힘들다.

최씨 유족이 쓸 ‘카드’는 없을까. 변호사들은 유족 측이 조씨를 상대로 친권상실 청구나 재산관리권 박탈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조씨가 이혼 당시 친권 포기각서를 작성했다면 이 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현행 법률과 판례에 비춰보면 그 확률은 매우 낮다고 한다.

이혼소송 전문인 조혜정 변호사는 “친권상실은 친권 남용이나 심각한 비행 등 중대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우리나라 법원은 친권 상실에 매우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에 현재로선 친권상실 선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그는 “재산관리권 박탈을 청구할 수도 있겠으나 이 역시 ‘부당한 관리로 자녀 재산을 위태롭게 한 때’라고 요건이 엄격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동생인 배우 최진영씨가 누나의 두 자녀를 입양하겠다고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친권자인 조씨가 반대하면 입양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김태훈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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