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9일 "미네르바를 사칭한 네티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세간에서 관심을 끈 미네르바의 글은 체포된 박모(31)씨가 모두 쓴 글이 확실하며 진짜 미네르바가 따로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네르바의 필명으로 올린 글이 2개의 고정된 인터넷주소(IP)에서 일관되게 작성됐다는 점이 검찰이 다른 미네르바의 존재를 부정하는 근거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미네르바의 글 280여건을 확보했으며 현재 절반 정도 조사를 마쳤지만 나머지 절반도 IP로 볼 때 박씨가 쓴 글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박씨 역시 자신이 그런 글을 모두 올렸다고 시인을 하는 상황에서 박씨가 미네르바였다는 것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박씨의 경력이나 학력과 비교하면 글 내용이 너무 전문적이라는 의문과 관련, 이 관계자는 "대학(전문대)을 졸업하고 잠시 취직을 했으며 개인적 호기심으로 `이론 경제학'을 수년간 독학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검찰도 의심을 갖고 조사 과정에서 한국경제 문제와 관련한 글을 써보라고 하니 막힘없이 술술 써냈을 뿐 아니라 독학을 했음에도 상당한 수준의 전문용어를 구사했고 문장 구성력 등 글솜씨도 빼어났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는 보통 사람의 문장력을 넘어선 작문 실력을 갖고 있고 경제학 관련해서도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라고 평가했다.
박씨는 과시욕이 생긴데다 자신이 쓴 글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금융권에 몸담은 중년 이상의 전문가라고 가짜 경력을 인터넷에 내세웠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씨가 이미 대중적으로 유명해진 뒤 이런 가짜 경력을 인터넷에 게재한 점도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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