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내용 책 써 아들에게 인세…”

경찰, 강호순 수사결과 발표… 8차 범행도 시도

연쇄살인 피의자 강호순(38)씨는 자신이 저지른 범행 내용을 책으로 출판해 아들이 인세를 받게 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또 2008년 12월의 7번째 범행 이후에도 추가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경찰청 박학근 수사본부장은 3일 발표한 강씨 사건 수사 결과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수사본부장은 수사 결과 발표 후 가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강씨가 취조과정에서 자신이 저지른 범행을 책으로 출판해서 아들이 인세라도 받게 해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강씨가 7건의 연쇄살인을 자백하고도 유독 방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이유가 자신은 극형을 피할 수 없게 됐더라도 두 아들의 생계를 위해 보험금을 지키려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강씨의 책 출판 계획에 그의 형은 “네가 죽인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구, 니 자식만 중요하냐”면서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 제발 그러면 안 된다”며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강씨를 용의자로 특정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달 건건동 도로변에 설치한 CCTV가 강씨의 이동경로를 알려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강씨가 7차 범행 후인 지난해 12월31일 ‘독신들의 모임’이라는 모임에서 처음 만난 김모(47·여)씨를 집에 데려다 준다며 시흥시 월곶으로 이동해 술을 마시고 잠자리를 가지려다 거부하자 새벽까지 차량에 감금했지만 살해하지는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는 강씨의 추가범행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어서 경찰은 여죄 수사에 주력하기로 했다. 경찰은 수사 결과 발표 후 강씨의 신병과 수사기록 일체를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송치했다. 경찰은 강씨를 검찰에 송치한 뒤 수사본부를 해체하고 강씨의 전처와 장모 방화살인 의혹과 추가범행이 의심되는 부녀자 실종사건 등에 대한 수사는 따로 전담팀을 꾸려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강씨를 넘겨받은 안산지청은 이 사건을 형사2부에 배당해 이날 오전 11시부터 강씨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안산지청 관계자는 "강 씨가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고 조사에도 협조적"이라고 말했다.

안산=김영석·김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