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활약에 상반된 평가를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3일 오바마 대통령이 당초 구상했던 추가 경기부양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정치 전문지인 폴리티코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G20 회의의 중심무대를 차지하면서 회담 자체가 빛을 잃을 정도로 각광을 받았다고 극찬했다.
이번 회의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대립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중재를 한 일화는 미국 등 세계 언론에 널리 보도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의 막판에 불거져 나온 조세피난처 공개 문제를 놓고 프랑스와 중국의 입장이 맞서자 사르코지 대통령과 후 주석을 차례로 회의장 구석으로 불러내 합의를 이뤄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아닌 중국은 OECD의 조세피난처 리스트를 G20이 승인하는 데 반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의가 예정된 시간을 넘겨 계속되는데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개별적으로 얘기를 나누자는 신호를 보낸 뒤 회의장 구석에서 몇 가지 타협안을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후 주석에게 타협안 중의 하나를 메모로 전달한 뒤 후 주석을 구석으로 불러내 설득했다.
후진타오 주석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 주석은 IMF 400억달러 출연과 함께 국제금융체제의 개혁을 촉구하며 중국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는 “G20 회의가 실질적인 성과 없이 끝나서는 안 된다”는 강성발언으로 위상을 과시한 메르켈 총리가 조명을 덜 받았지만 최고의 실리를 챙겼다고 보도했다.
한편 영국 타임스가 발표한 G20 정상 성적표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3등을 차지했다. 타임스는 이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 반대 조치를 강조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 평가에서 1위는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차지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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