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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박근혜 변수’… 속도내던 수정안 급제동

입력 : 2010-01-08 01:15:27 수정 : 2010-01-08 01: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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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前 대표 “당론 채택돼도 반대”… 향후 파장
친박계 동참땐 국회처리 물 건너갈 공산도
정부·친이 “예상했던 일… 흔들림 없이 추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7일 세종시 수정안이 당론으로 채택되더라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수정안 국회 처리 전망이 ‘시계 제로’ 상태에 돌입했다. 야당의 반대에 부닥치기도 전에 친이명박계, 친박근혜계 갈등을 축으로 여권 내 진통이 상당할 전망이다.

朴 대구·경북 신년 교례회 참석 7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세종시 수정 반대’ 입장 재천명으로 정부의 세종시 수정 전망에 한층 짙은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이날 오후 박 전 대표가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 신년 교례회에 참석해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수정안 발표가 임박한 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강한’ 반대 입장 표명은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주류 측의 태도에 상당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9부·2처·2청의 행정부처 이전을 전면 백지화한 수정안은 대국민 신뢰와 원칙을 강조하며 ‘원안 또는 플러스 알파’ 추진을 강조한 박 전 대표 자신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로 받아들인 듯하다.

수도권의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를 배려했다면 비핵심 부처 몇개라도 보내는 안을 짰을 것”이라며 “이는 국회에서 처리가 안 될 줄 알고 수정안을 내는 것으로, 부결시 ‘모든 책임을 박근혜에게 뒤집어씌우면 된다’는 의도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른 친박 의원도 “삼성의 차세대 주력산업이 세종시로 간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입지가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결국 정부가 삼성에 엄청난 특혜를 약속했든지, 아니면 어차피 국회에서 부결될 것을 감안하고 ‘수정안 선전용으로나 쓰자’며 삼성을 활용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어쨌든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은 ‘일단 수정안을 지켜보자’며 입장을 확실히 정리하지 못했던 일부 친박계 의원한테도 ‘분명한’ 메시지를 줄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60명 안팎에 달하는 친박계 의원 대다수가 박 전 대표와 뜻을 같이한다면 사실상 세종시 수정안 처리는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

수정안 발표와 함께 충청도민을 비롯한 대국민 여론몰이에 나서려던 여권 주류의 계획에도 일정 부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박 전 대표의 발언 소식을 들은 친이계가 “예상했던 바”라고 하면서도 불쾌한 기색을 내비친 것도 이 때문이다. 수정안 발표가 임박했는데 박 전 대표가 미리 김을 뺐다는 것이다. 친이계 한 핵심 의원은 “야당도 아니고 월요일(11일)에 정부가 공식적으로 수정안을 발표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입장을 표명해도 되는데, 참 아쉽다”고 말했다.

정부와 친이계는 그러나 ‘흔들림없이 수정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자족 기능이 대폭 강화된 수정안에 대해 충청권 여론이 우호적으로 반응하면 박 전 대표의 생각도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는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게 친박계의 기류다. 친박계 최다선(6선)인 홍사덕 의원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신뢰의 정치를 강조한) 박 전 대표의 말은 모두 맞다. 기존 입장을 뒤집지 않을 것”이라며 “부처 이전 전면 백지화를 담은 수정안이 국회로 넘어온다면 바로 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9부·2처·2청을 모두 이전하기가 정말로 어렵다면 5∼6개 부처와 적절한 수준의 처·청을 배분하는 타협안을 내놔야 국회 논의가 가능하다”며 “그래도 박 전 대표는 원칙을 고수하겠지만 (친박계가) 타협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나 친이 주류 측은 부정적이다. 절충안대로 할 경우 그동안 내세운 ‘행정 비효율’ 논리를 스스로 부정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이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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