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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한-EU FTA 대응전략 마련 본격화

관련이슈 한·EU FTA 공식 서명

입력 : 2010-10-06 20:58:48 수정 : 2010-10-06 20: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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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ㆍ자동차업계 '수혜'..고부가가치형 기계ㆍ화학업계 '긴장'
농수산물 피해는 '제한적' 예상
한국과 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공식서명이 6일 이뤄지고 내년 7월부터 잠정발효하게 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무역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략 짜기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EU의 경제규모는 인구 5억 명에 GDP가 16조4천억 달러로 미국(14조1천억달러)이나 일본(5조달러), 중국(4조9천841억달러)을 넘는 세계 최대 경제권이다.

우리나라와 EU의 교역액은 작년 788억 달러, 수출액은 466억 달러로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2대 수출ㆍ교역국이다. 지난해 중국ㆍ홍콩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44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EU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온 선박, 디스플레이, 자동차, 자동차부품, 휴대전화 부문의 업체들은 이날 정식 체결된 한-EU FTA가 발효하면 가격경쟁력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은 무엇보다 유럽 현지에서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유럽에 수출하는 국내 생산 물량을 늘리기로 하는 대응 전략을 검토 중이다.

특히 완성차 업체들은 FTA 체결을 현지 판촉수단으로 활용하고 관세 인하로 얻어지는 이익을 마케팅 비용으로 돌리는 등 현지 판매 확대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경우 내년 하반기에 출시하는 2천cc급 유럽 전략형 중형차를 외국공장이 아닌 울산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인도를 비롯해 다른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는 한-EU FTA 관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없어서다.

FTA가 발효되면 1천500cc가 넘는 중형차는 현재 10%인 관세가 내년 7월 7%로 인하되고, 2012년 4%, 2013년 2%로 줄어든 뒤 2014년부터 아예 철폐된다.

시보레 브랜드로 유럽에 수출하는 GM대우도 수출 물량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수출 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

웨인 브래넌 시보레 유럽 사장은 "FTA는 시보레 브랜드의 사업 확장에 호기가 될 것"이라며 "시보레 판매가 연간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는 2015년에는 GM대우가 한국에서 만든 차가 9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장비와 변압기 등의 기계류를 대거 수출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그간 북미나 중동 등 다른 시장에 비해 진입이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유럽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게 되는 만큼 현지 진출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유럽은 굴착기, 휠로더, 지게차 등 건설장비 분야의 주요 시장으로 금융위기 이후 얼어붙었던 수요가 올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수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SK에너지는 "유럽과 교역량이 크진 않지만 상대적으로 고관세였던 석유화학 제품의 관세가 철폐되면 수출량이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 등 유럽 현지에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어서 FTA로 큰 이득은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번 FTA로 수출이 유망한 품목은 플라스틱, 석유수지, 액정디바이스 부품, 디젤엔진 등 17개 품목으로 이들은 EU 시장에서 미국, 중국, 일본 제품과 경쟁 관계여서 FTA의 수혜를 볼 전망이다.

또 EU가 앞서 있는 고급 소재나 부품의 수입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 품목은 우리나라의 대일 무역적자를 키우는 것들이어서 EU 제품이 일본 제품을 대체하면 대일 무역역조 현상을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무역협회는 내다봤다.

독일, 프랑스 등 EU 회원국의 경쟁력이 월등한 의약품, 화장품 및 고부가가치형 정밀화학이나 기계 분야에선 유럽 제품의 공세로 국내 시장 잠식이 우려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이들 업종의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농수산물의 경우 피해는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돼지고기와 치즈, 버터와 같은 유가공품 수입이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ㆍ미국산 농수산품과 달리 물량이 많지 않아 국산품과 내수 시장에서 정면으로 충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조성대 수석연구원은 "한-EU FTA는 그간 체결된 다른 FTA보다 발효 시기가 빠르고 범위도 넓어 국내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수입품목도 대부분 국내 제품이 아닌 미국, 일본 제품과 경쟁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 시장을 잠식할 우려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무역협회가 EU와 교역하는 국내 기업 337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더라도 86.7%는 이번 FTA가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고, 71.7%는 대(對) EU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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