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빚 272조… 1년새 34조 껑충

지난해 국가채무 증가폭보다 많아
‘4대강 사업’ 수자원공사 2배 ↑

공기업 부채가 정부의 재무건전성 관리 강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급증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을 맡고 있는 수자원공사의 부채는 전년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 지정 27개 공기업의 지난해 기준 전체 부채는 271조9511억원으로 전년보다 34조2491억원(14.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국가채무 증가폭(33조20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부채 총액은 2007년 156조5000억원이었지만 2008년 199조7000억원으로 늘었고, 2009년에는 237조7020억원으로 200조원을 넘었다. 부채비율은 2009년 144%에서 지난해에는 157%로 악화됐다.

27개 공기업 가운데 부채가 줄어든 곳은 10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17곳은 증가했다. 기관별로는 4대강 사업 등으로 수자원공사의 부채가 2009년 2조9956억원에서 지난해 7조9607억원으로 165.7% 늘면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토지주택공사는 2009년 109조2428억원에서 지난해 125조4692억원으로 16조원 넘게 늘었다.

에너지 부문 공기업의 부채 증가도 두드러졌다. 전기요금 인상이 제한되면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낸 한전은 1년 사이 4조5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며 33조원을 넘어섰다. 광물자원공사와 석유공사는 해외 자원개발 투자와 해외 석유기업 인수를 위한 채권 발행 등의 이유로 각각 전년보다 64.7%, 44.5% 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는 올해부터 경영평가에서 부채가 많은 기관에 대해 부채관리지표 평가 비중을 종전의 5점에서 12점으로 늘리는 등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귀전 기자

주요 공기업 부채현황 (단위:원)
공기업	2009년	2010년
토지주택공사	109조2428억	125조4692억
한국전력	28조8976억	33조3511억
도로공사	21조8418억	22조8547억
가스공사	17조7723억	18조9955억
한국수력원자력	13조5072억	15조3989억
석유공사	8조5443억	12조3437억
철도공사	8조7547억	9조6580억
수자원공사	2조9956억	7조9607억
자료:기획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