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고통준다는 생각못해”

‘동영상 유포’ 가해자 뒤늦은 후회

“잘못 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땐 이미 늦었더라고요. 네티즌들도 알았으면 좋겠어요.”

A씨(25·여)의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고소당한 이모(21)씨는 17일 깊은 회한을 드러냈다.

대학 휴학생인 이씨는 지난해 11월 평소 즐겨찾던 웹사이트에서 ‘○○녀’ 사건을 접한 뒤 무심코 ‘마그넷 주소’(파일위치정보)를 복사해 블로그에 올렸다. 100여명이 클릭했다. 그리고 석 달 후 경찰에서 소환통지서를 받았다. 그는 사회 생활을 시작도 하기 전에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나지 않았다. 경찰에서는 A씨와 합의하면 큰 처벌은 피할 것이라고 했다. 합의금을 마련하려면 부모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차마 말할 수가 없다. 이씨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피해자에게 미안할 뿐”이란 말을 반복했다. 작은 호기심이 누군가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생각조차 못했다고 했다. 그는 고소를 당한 뒤 A씨와 3주간 매일 2차례씩 통화했다. A씨는 때로 화를 내고 때로 울고 때로 죽고 싶다고 했다. 그때마다 사과했다. 그리고 A씨의 아픔을 실감하고 그를 돕는 데 앞장섰다.

김예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