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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문 ‘서태지·이지아 루머’ 자성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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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5-01 21:59:05 수정 : 2011-05-01 21: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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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혼은 사적인 것
과도한 관심·진실 게임
이쯤에서 거둬들여야
가수 서태지(39·본명 정현철)가 배우 이지아(33·본명 김지아)와 위자료 및 재산분할 소송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둘러싼 갖가지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특히 이들과 관련된 제3자의 이름이 거론되며 근거 없는 소문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배우 전인화는 이지아의 배우 데뷔를 도와줬다는 오해를 받았다. 전인화가 2003년 우연히 미국에서 이지아를 만났고 배우로 데뷔하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다는 것. 그러나 전인화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불쾌함을 토로했다. 소속사 측은 “전인화가 이지아 얘기하는 것을 한번도 듣지 못했다”며 부인했다. 〈중략〉 ‘클론’의 구준엽은 서태지와 이지아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루머에 시달렸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수 구준엽이 1993년 미국 LA공연에서 서태지와 이지아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근거없는 글이 올라왔다. 특히 이지아의 친언니와 구준엽이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루머는 마치 사실인 것처럼 기사화되며 화제를 모았다. 〈중략〉 한편 지난달 27일 오전에는 증권가를 중심으로 배우 구혜선이 현재 서태지와 교제 중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졌다. 이에 대해 구혜선의 소속사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서태지와 이지아의 소송을 둘러싸고 애꿎은 제3의 피해자가 더 속출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월27일자 세계일보 기사

서태지                                 이지아

서태지, 이지아 두 사람의 결혼과 이혼에 얽힌 온갖 루머가 점입가경이다. ‘문화 대통령’이라고까지 불리던 서태지와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지아, 이 두 사람의 비밀스러운 사연에 많은 팬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또한 연예인이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사소한 것이라도 정보공개가 요구되는 ‘공인’으로 볼 수 있다는 점도 일견 타당하다.

그러나 이처럼 근거 없는 루머와 괴담이 꼬리를 물고 있는 현상은 분명 정상으로 보기 어렵다. 연예인에 대한 루머와 괴담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최근 들어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데 있다. 우리 사회는 지난 몇 년 동안 루머와 괴담이 몰고 온 끔찍한 사태를 충분히 경험했다. 연이은 유명 연예인의 자살사건을 목도했고 연예인의 학력을 네티즌이 검증하겠다고 나선 황당한 사태도 경험했다.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이젠 성숙한 자세를 보일 만도 하건만 이번 ‘서태지-이지아’ 이혼 소송 논란 역시 소모적 논란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언론 역시 차분한 자세를 보이지 못하고 연일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퍼 나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언론도 루머 퍼나르는데 일조

‘결혼과 이혼’은 분명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이며 어떠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든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서태지와 이지아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산분할 소송은 연예인 서태지 이지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서태지 이지아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 정현철과 김지아 사이에 벌어진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다.

개인적인 일이라도 만일 타인 또는 대중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사건이라면 언론에서 관심을 가질 이유는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누가 피해를 봤는지 따져볼 일이다. 혹자는 이지아의 연인으로 알려진 A씨가 억울하게 피해를 봤기 때문에 사실을 밝혀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펴기도 한다. 하지만 A씨의 사정 역시 그만의 지극히 개인적인 상황일 뿐이다. 네티즌과 팬들이 나서서 그의 억울한 사정을 해결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美시민들 반응 차분했던 클린턴 스캔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시절 인턴이었던 르윈스키와의 스캔들로 논란을 빚었던 일이 있었다. 클린턴 대통령에게는 부인 힐러리가 있었다. 말하자면 불륜이었던 것이다. 현직 대통령과 인턴의 염문은 언론에는 그야말로 특종감이었다. 당시 미국의 황색언론은 물론 공인된 정론지 역시 클린턴 스캔들을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정작 미국의 일반 시민들의 반응은 차분했다. 클린턴과 르윈스키의 염문은 지극히 사생활에 관한 일이어서 정치적인 오류나 비리가 없다면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 대세를 이뤘다. 불륜에 대한 반응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 또한 클린턴 부부의 문제로 보았으며 그 누구도 힐러리를 대신해 ‘집단 히스테리’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 결과 클린턴 대통령은 별 탈 없이 임기가 끝날 때까지 국정을 수행할 수 있었다. 물론 개인주의 전통이 강한 미국 사회와 공동체적 사고가 강하게 남아 있는 우리 사회를 똑같이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무리 공동체를 중시한다고 해도 개인의 결혼과 이혼 또는 연애까지 사회가 관여할 일은 아니다. 게다가 서태지와 이지아 두 사람은 불법이나 불륜을 저지른 것도 아니며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준 일도 없다.

연예인이 책임져야 하는 영역은 어디까지

공인이 책임져야 할 영역은 공적인 행위에 한해서이다. 연예인이 책임져야 할 영역 역시 연예활동과 관련된 사안에 관해서이다. 그 영역을 넘어서는 과도한 관심과 강요된 진실게임은 자칫 집단적 광기이자 폭력으로 변질되기 쉽다. 우리 사회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집단적 광기와 폭력의 희생자들을 만든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때마다 언론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를 요구했다. 일반 시민들 역시 악성 댓글을 남발하는 악플러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역시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설마 또 다른 희생자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끔찍한 광기를 이쯤에서 거둬야 할 것이다.

안덕훈 비상에듀 논술강사

■ 생각해볼 문제

1.연예인을 공인이라고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2.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

3.연예인으로서 대중들에게 책임져야 할 범주는 어디까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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