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출근 차량이 몰려 정체되던 동부간선도로는 사실상 전 구간이 통제되고 있다.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쏟아붓는 비 때문에 차량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서울시내 다른 주요 도로도 평소보다 훨씬 더 심하게 막히고 있다.
이날 아침 승용차로 출근한 직장인들은 시간은 둘째치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데다 도로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긴 탓에 사고 위험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목동에서 강남으로 출근한 김유진(31.여)씨는 "올림픽대로를 타고 오는데 내내 앞이 잘 안 보여 비상깜빡이를 켜고 앞만 보고 왔다"며 "일부러 10분 일찍 나왔는데 평소보다 5분 이상 늦게 도착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있는 집에서 6시에 출발했다는 이모(32)씨는 "다른 차량에서 물이 심하게 튀어 몇 초간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아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며 "비가 많이 오다 보니 평소보다 승용차로 출근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 현재 동부간선도로는 서울방향 수락지하차도~월릉교, 의정부 방향 성동교~월계1교 구간 등 대부분 구간이 통제돼 출근길 간선도로의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
이밖에 잠수교와 증산지하차도, 신월지하차도, 양재천로 하부도로 영동1교~KT 구간, 서부간선도로 철산교 하부도로, 노들길 여의상류IC~토끼굴 구간 등이 침수돼 차량이 다니지 못하는 상태다.
전날 오후부터 3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침수와 고립 등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 오전 5시께 강북구 우이동 북한산 백련산 계곡에서 한모(28)씨 등 2명이 술을 마시고 수영을 하던 중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20여분 만에 구조됐다.
전날 오후 4시35분께는 서대문구 남가좌동 흥남교 교각 아래에서 폭우에 고립된 박모(49.여)씨 등 시민 6명이 구조되는 등 이번 집중호우로 모두 38명이 산이나 계곡에 갇혀 있다가 구조됐다.
상습 침수지역인 양천구 신월동과 강서구 화곡동에서 집에 물이 찼다는 신고가 각각 50건 넘게 들어오는 등 서울 전역에서 1천100건이 넘는 배수지원 요청이 들어와 소방당국이 모든 인력을 동원해 고인 물을 빼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교통비상 '을호'를 발령하고 비상근무체제를 강화했다.
경찰은 침수 예상지 및 취약지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출근길 교통관리 인원 5천272명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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